처음 이 관계를 시작했었을 때, 남자친구가 제게 먼저 했던 말이 기억나요. 우리는 절대로, 절대로 바람을 펴서 서로를 아프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말자고. 그것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고. 저도 6년간 사귀면서 주변의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결코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줄 행동을 하면 안되는게 당연할뿐더러, 그러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고, 그냥 남자친구를 사랑했기에 그런 유혹따위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차단해버렸었죠. 그런데 ㅎㅎ 저에게 가장 먼저 그 말을 하며 약속하자고 했던 그가 그렇게 절 떠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전 남자친구가 저를 만나기 전에 만났을 어떤 여자분이 바람으로 상처를 줬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어요. 어릴 땐 별생각 없이, 당연히 바람은 아니지! 하며 그 약속을 마음에 꼭 품고 살아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앞으로 만약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됐을 때, 이런 상처를 지닌 여자가 되버렸기에.. 바람 피는 것만큼은 절대 하지 말자는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가 했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너무나도 굳게 믿어왔던 것 같아요. 그냥 던진 말인데. 그냥 지금 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회피하려고 던진 달콤한 말인데. 그걸 너무 넙죽 받아들고 '내 남자친구가 이번엔 꼭 이 약속을 지켜줄거야' 하고 속고 속으면서도 끊임없이 믿어왔던 제 잘못도 있었네요. 어쩌면, 아닌걸 보고도, 내 남자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럴리 없다고 모든 의심을 차단한 채, 그렇게 살았던 제 잘못일 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제가 너무 시대와 맞지 않게 말 한마디 한마디 약속 하나하나를 너무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집착했던 건지.. ㅎㅎ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요, 그건 아닌 것 같네요. 용서가 최선은 아니네요. 그냥 정말 지금와서 느낀 교훈이에요.
현재 연애중이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사랑하고, 최선을다해 진심으로 사랑하시되, 내가 믿고싶고 듣고싶고 보고싶은대로 보지말고, 내 사랑이 이만~큼 크기에 다 이해할 수 있다고 그럴 수 있다고 넘기지 마시고, 만약 '누가봐도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라면 이렇게 행동하거나 말하는건 진짜 아니다' 라는 객관적인 판단이 드셨다면 진지하게 한번 상대방을 합리적으로 의심해보시고, 상대방이 나를 정말 사랑답게 사랑해주고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 본인의 사랑이 크다고 해서, 상대방의 부족한 사랑 혹은 그가 지니고 있는 개인적 결핍을 다 덮어줄 수 있는것은 결코 아니에요. 다 안고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 당장은 겉으로 괜찮아 보일지라도, 결국 언젠가는.. 사랑이든 이해든 공감이든 한쪽이 과도하고 다른 한쪽은 부족하거나 양 쪽이 공평하지 못한 상태라면 정말 결국 언젠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그것마저 고스란히 본인의 것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모든 분들 정말 너무 감사해요 저 한 분 한분 댓글 달아주신거 읽으면서 펑펑 울고 , 이렇게 따뜻하게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바쁘고 각박한 세상에서 잠시나마 이렇게 시간을 내어 긴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마음을 담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디서부터가 진실이었는지, 그 사람은 원래 그런사람이었던건지, 아니면 변해왔던건지, 몇 년 간은 진심이었을거야. 아니야, 지금까지도 날 좋아하긴 했을거야, 진심은 느꼈었단 말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스스로 위로하려 하는 제 자신을 보면 너무 속상하고, 바보같고 정말 밉네요. 전 남자친구는 언젠가는 다 들통날 일이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는 적어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겠죠. 하지만 전 아니었어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이네요. 최근에 내 생애에도 이런 봄날이 찾아오는가 싶을 정도로 남자친구가 과거보다 더 저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었어요. 아마 다른 쪽 그 여자분과 사이가 좋지 않으셨고 많이 싸운 시기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ㅎㅎ 근데 전 그것도 모르고.. 이제 드디어 내 남자친구가 철이 들어 가는구나, 기다려준 보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혼자 너무 기뻐하고 있었어요. 2017년 봄은 정말 제게도 행복한 봄날이겠구나 기대도 했죠. 근데 정말 저는 왜이렇게 멍청하게도, 바보같게도, 순진했던 걸까요? 지금 또 그 여자친구에게 달려가 달콤한 말로 붙잡으려 하고, 또 붙잡아 함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ㅎㅎ 전 남자친구의 카카오 스토리 앨범에서 단 한장, 2016년 1월 쯤 제가 모르는 너무 멋진 야경 사진이 올라왔을때 이게 뭐냐고, 어디서 찍었냐고 했더니.. ㅎㅎ 그냥 배경이 멋져서 주워왔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 전 여자친구의 카카오톡 배경화면 사진이더라구요. ㅎㅎ 아마 그여자친구분과 함께 추억을 담았던 장소인 것 같아요. 참 멋지던데.. 저도 가보지 못한 그곳이 어딘지 궁금하고, 화도 나고 마음이 너무많이 아파서 찢어질 것 같았어요.
제가 바라는건 이제 한가지에요. 그 여자친구분도 제발 정상적인 여자분이셔셔, 적어도 저와 같은 실수 6년간 반복하는 일 없이 지금 헤어지셨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의 사탕발린 말에 또 넘어가게 된다면, 아마 전 남자친구는 순수한 사랑을 쏟아주었던 두 여자에게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할 시간도, 아니 그럴 기회조차 얻지 못한채 이 시기는 금방 지나가버리겠죠. ㅎㅎ 그 사람도 한 번 쯤은, 오랫동안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얼마나 공감능력이 부족했던건지, 얼마나 거짓된 삶을 살아왔는지 단 한번만이라도 저의 입장을 역지사지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이것이 제가 바라는 전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