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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읗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178 정말로 민주주의는 좋은것인가? [새창] 2014-01-09 06:01:55 0 삭제
    이에 덧붙여 마르크스는 이상적인 정치체계는 오로지 이상적인 현실 조건이 충족될 때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헤겔로부터의 유산입니다. 헤겔은 법철학에서 "모든 국가는 그 의식 수준에 적절하며 걸맞는 헌법을 가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념과 구체적 현실이 분리되어 존재한다는 식의 인식은 이상과 현실을 분리하여 이상을 현실 너머, 즉 현실 바깥으로 밀어버리는 유토피아주의적 인식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죠.
    177 정말로 민주주의는 좋은것인가? [새창] 2014-01-09 05:57:40 1 삭제
    민주주의가 실현이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한 얘기만 있고 민주주의가 왜 실현되어야 하는지, 왜 실현될만한 가치 혹은 실현되어야만 하는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얘기는 없군요.

    민주주의와 같은 사회체제의 가치를 평가하는데는 이론과 실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실용적 측면은 그러한 체제가 어떤 실용적인 가치를 창출하느냐 하는 측면이고, 이론적 측면은 그러한 체제가 그 자체로 정당한 것이냐 하는 측면입니다. (따라서 이론적 측면은 윤리적인 차원과 연결이 됩니다)

    얼핏 보면 이론적 측면은 다만 탁상공론일 뿐 실용적 측면이야말로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실용적 측면을 논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실용적 가치"라는 것 자체가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애매모호한 개념입니다. (e.g. 경제적 여견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있는 반면 경제만 성장한다고 만사가 다 좋은 것이 아니다,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 복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등등의 관점들도 있듯이) 또한 실용성은 오로지 실증을 통해서만 입증될 수 있는데 "민주주의는 제대로 실현된 적이 없다" 혹은 "20세기 존재했던 공산주의 체제는 진정한 공산주의가 아니었다"라는 식의 논변은 그 어떤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원한다면 얼마든지 실증 자체를 회피함으로써 실증에 면역인 양 신비화시켜버릴 수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결국 실용적 가치라는 개념의 애매모호함과 실증의 난점은 논의를 다시 이론적 측면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여기서 묻게 되는 질문이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 그 자체로서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가?'라는 질문인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주장한 사람들 중에는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이 있는데, 사실 이들은 민주주의가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자유, 평등, 재산권 등등을 보다 궁극적인 가치로 놓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체제로서 민주주의를 주장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로 그래서 로크 같은 경우 민주주의를 지지하면서도 충분히 합리적인 왕정이나 공화국, 입헌군주제 등도 용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민주주의를 주장할 때는 민주주의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말해집니다. (물론 마르크스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결국 공산주의에서 실현되는 것이지만) 이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인 것이 아니라, 오직 민주주의에서만 궁극적인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궁극적인 가치는 민주주의가 아닌 사회에서는 절대적으로 성취불가능한 것이며, 이에 따라 민주주의 역시 그 자체로 궁극적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 마르크스가 말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가장 높은 형태로 존재하는 것, 인간의 모든 자기소외와 분열이 극복된 하나의 통합된 존재 양식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것을 마르크스는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해방이라고 말합니다.
    176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4-01-05 21:16:36 0 삭제
    자유의 언어적 개념으로 말하자면 당연히 자유입니다. 사실 자유의 언어적 개념을 곤란하게 만드는 문제는 "자유롭지 않을 자유" 같은 표현에 있습니다.
    반면 법적/사회적/윤리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가치적 개념으로서의 자유에 살인할 자유가 포함되느냐면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자유가 하나의 가치로서 말해질 때 이는 자유의 언어적 개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의 단어로서의 자유는 그 자체로 아무 내용이 없습니다.
    법적/사회적/윤리적 맥락에서 자유를 가치로 말할 때에는 그 자유에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이 내용은 긍정적으로 정의될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긍정적 자유: 원한다면 OO를 할 수 있는 자유
    부정적 자유: OO를 할지 하지 않을지를 남에게 구속당하지 않는 자유

    긍정적 자유를 적극적/능동적 자유, 부정적 자유를 소극적/수동적 자유라고 하기도 합니다.
    175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4-01-05 21:09:42 0 삭제
    "의무란 기본적으로 내 관점에서 실체적인 것, 절대적으로 보편적인 것에 대한 관계이다. 반면 권리는 단순히 이러한 실체의 체화 (embodiment)이며, 따라서 그 (실체의) 특정한 한 측면으로서 나의 개별적 자유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 헤겔, <법철학> 261

    "국가에 대한 개인의 의무와 국가에 대한 개인의 권리는 동일한 것이다 (이를테면, 재산권을 존중할 의무와 재산에 대한 권리는 동일하듯이)." 마르크스, <헤겔 법철학 비판> 22
    174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6 09:26:26 0 삭제
    외부세계와 대상의식의 관계를 특징짓는 "믿음"을 감정의 일종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어머니격 존재와의 관계를 특징짓는 "사랑"과 같은 차원에 속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굳이 둘 다 감정이긴 하지만 서로 동질적인 감정이라고 볼 수 있느냐, 라고 문제를 설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비약에 대해 조금 더 첨언하자면, 이 믿음과 사랑이 서로 조건적 관계를 가지는 것은 위에서도 인정한 바 있으나 이 조건지음은 내적인 것이 아니라 엄연히 외적인 차원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손과 영양공급의 관계가 외적 조건지음이라는 것과 동일하게 말이죠. 또한 언어습득현상의 주체는 아기의 대상의식인데 이 현상에 대해 논하는 차원에서 주체성을 어머니격 존재 쪽으로 옮기는 것은 간단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결국은 현상 자체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만한 논변이 필요한데 그것이 주어져 있지 않지요. 그 지점에 비약이 있다고 봅니다. 그 논변이 가능한가? 에 대해서는 저 역시 부정적입니다.
    173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20:34:21 0 삭제
    총체로서의 진리는 한참 더 나중의 단계지요. 자꾸 순서를 섞거나 앞질러가서는 안됩니다. 저는 본문에서의 발달단계와 본문에서 사용된 진리개념을 가리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172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9:18:49 0 삭제
    "개념화 이전에 참말을 좋아하고 거짓말을 싫어한다"는 현상 인식은 따라서 애초에 형용모순입니다.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참의 개념을 형성하고 싫어하는 것으로부터 거짓의 개념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지요. 물론 그러한 주장 자체도 성립하기 어려워보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구요.
    171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9:16:33 0 삭제
    "참된 말"과 "거짓된 말"이라는 것 자체가 경험되지 않고, 그저 "말"만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참과 거짓이라는 개념이 참을 좋아하고 거짓을 싫어하는 호불호에서 유래하는 것 역시 아닙니다. 참을 좋아하고 거짓을 싫어하려면 먼저 참을 참으로, 거짓을 거짓으로 구분해서 경험해야 한다는 뜻이고, 이는 호불호의 대상인 참말/거짓말이 구분되어있음을 인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죠.
    170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8:36:26 0 삭제
    참거짓이라는 개념은 다른 개념을 대상으로 하는 개념입니다. 대상으로 할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 개념에 대한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눈은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완전한 암흑이라 그 능력이 발현될 수도, 그 능력의 가능성을 경험할 여지도 없습니다. 이를테면 "사과"나 "나무"라는 개념은 감각지각적 대상을 가지며, 언어습득초기의 단계에서는 그 대상이 직접적으로 주어져있고 경험됩니다만, 참거짓의 개념은 아직 경험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169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8:33:51 0 삭제
    아이의 신뢰가 무분별하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타자의 진실성이나 정직함에 대한 신뢰와 같은 명제적 신뢰가 아니라, 무비판적/무반성적인 차원에서 외부세계와 관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의 무분별입니다. 외부에서 수용된 것이 개념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태이고, 따라서 자아 개념 역시 형성되지 않았으며, 초월적 통각 ("이것은 A이다"에 대한 반성, 즉 "나는 이것을 A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는 반성적 의식)이 자각되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168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8:27:40 0 삭제
    낯선 사람과의 상호작용 자체를 거부하는 것과 낯선 사람을 믿지 못해서 배우지 못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것이지요. 이를테면 손이 있었기 때문에 손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먹을 수 있었다고 해서, 영양을 보충하고 포만감을 느끼는 것의 본질적인 원인이 손이라고 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167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8:24:25 0 삭제
    개념화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있다고 해서 개념화된 사고를 선천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요. 참거짓이라는 개념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참거짓을 판단할 대상 자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참거짓의 개념은 개념에 대한 개념, 다시 말해 2차적인 개념이라는 얘기죠.
    166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7:23:59 0 삭제
    신뢰와 호불호는 구별되어야 하며 참거짓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참거짓은 언어화된 명제에 부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개념화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참거짓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기서의 신뢰는 진실성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호불호의 맥락일 뿐입니다. 낯을 가리는 것과 언어습득의 바탕이 되는 인지과정은 관련이 없습니다. 낯선 사람이 가르쳐주는 말을 못믿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165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불행이 필수적인가요? [새창] 2013-12-25 15:52:27 1 삭제
    행복과 불행이 상쇄가 가능한 것인지, 혹은 보상이라는 개념으로 매개되는 것인지도 따져봐야겠지만, 무엇보다 행복과 불행이 마치 숫자로 계량될 수 있는 것처럼 여길 수 있는 것인지부터 한번 깊이 따져봐야할 것입니다. 또한 행복이라는 것이 "이러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행복이다"라는 식으로 조건적으로 분석될 수 있는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심지어 그렇게 행복을 조건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애초에 원하는 바가 그냥 생각만 한다고 뜻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현실적인 행위에 의해서 성취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그 현실의 한계 자체가 불행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내가 현실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애초에 무언가를 욕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필연적으로 현실은 불행한 것이라고 전제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164 언어에 대한 짧은 단상 [새창] 2013-12-25 15:45:40 0 삭제
    기표와 기의의 연결 혹은 지시체와 기호의 연결을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눈 앞의 사과를 가리켜 "사과"라고 하는 그 연결을 습득한 단계에서는, 그 "사과"라는 언표가 눈 앞의 사과에만 해당하는지 아니면 그 종류에 속하는 대상 전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인 여자만 보면 "엄마"라고 부른다거나 빨간색 공을 가리키며 "사과"라고 부르는 언어습득 초기의 행위에서 그 혼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그 단계에서 아이가 "거짓이 없음"을 인지한다고 보는 것 역시 단계를 앞질러간 것입니다. 언어습득 이전 혹은 초기의 단계에서는 참/거짓이라는 구분이 인식되어 있지 않으므로 거짓이라는 개념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습을 가능케 하는 신뢰는 아직 신뢰라고 부르기에 부적합한 것이며, 다만 그 아이는 무분별한 맹목적 신뢰로 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이코패스나 자기중심적 측면에 대한 분석에서는 타자라는 개념에 대한 정립이 핵심적인데, 이것은 물론 가장 원초적인 관계인 어머니격 존재와의 사랑과 연관지어 말해질 수 있겠지만 아직 어머니와 자신을 분리하여 자아개념과 타자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단계에서 그 연관을 결부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보입니다. 특히 언어습득과 그 원초적 관계 사이의 연결이 위에서 말했듯이 다소 비약으로 설명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오히려 자아개념-타자성이라는 개념쌍을 획득하게 되는 과정과 어머니와의 애정을 기반으로 하는 신뢰관계 사이에 연결을 짓고 그 지점에서 반사회성을 분석해보는 것이 적절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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