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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읗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43 통일에 관해 고민하는 도중 의문점이 생기네요 [새창] 2013-10-17 07:37:49 0 삭제
    통일의 당위성을 민족이나 역사에서 찾는 것은 약간 과격하게 말하자면 중국의 동북아공정이나 유태인의 이스라엘 건국 및 팔레스타인 침략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중세-근대에 한 국가였다고 해서 통일을 해야할 당위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베네룩스 3국 (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는 또 어떨까요? 알렉산더의 후손들이 알렉산더의 영토를 다시 주장한다면? 로마의 후손들이 로마 제국의 영토를 다시 주장한다면? 또한 미국과 캐나다는 인디언 원주민들에게 영토를 돌려주고 전부 떠나야 맞는걸까요?

    잘 살펴보면 민족주의 혹은 역사성에서 당위성을 찾는 것은 다만 어떤 장치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정치의 논리입니다. 북한과 남한의 상황을 각각 나름대로 하나의 국가라고 인식한다면 통일의 당위성을 찾는 것은 상당한 비약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남한 정부가 통일의 당위성을 찾는 실질적 논리는 북한 정부의 수립을 적법하고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데서 출발할 수 밖에 없고 실제로도 그러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정계의 한 정당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대한민국으로부터 독립된 주체로서 정부를 설립하고 국토의 일부를 자신의 영토로 선언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심지어 화기로 무장한 자체적인 군사력을 갖추고 말입니다. 남한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을 인식하는 프레임은 근본적으로 이런 형태이며 이것은 중국 정부가 대만 혹은 티베트를 인식하는 프레임과도 같은 종류의 것입니다. 역사와 민족이라는 정서적 담론은 이런 정치 논리 위에 묘하게 끼얹어지는 것일 뿐 당위성의 근원이 되는 실질적 핵심은 정치적 논리에 있습니다.
    42 아리스토텔레스 4원인설......????? [새창] 2013-10-15 16:36:46 0 삭제
    형상인 질료인 목적인 능동인의 4가지 원인으로 존재를 파악하는 것으로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론을 비롯한 형이상학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만든 이유라는 표현이 다소 중의적인데 목적이라면야 세계를 잘 설명하고자 만든거죠. 얄궃게도 글쓴이의 질문 자체도 4원인설로 분석이 가능하군요.
    41 기계가 인간을 중제 시킬수 있을까요? [새창] 2013-10-14 13:45:05 0 삭제
    또 한가지...인간의 팔의 동작을 기계적으로 시뮬레이션할 때 근육조직과 신경전달물질을 모델링하지는 않지요. 인간의 사고를 전기 및 화학적 요소로 환원시키는 것과 기계에 사고를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물론 연결은 될 수 있지만 엄연히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무엇보다도 결국 물리화학이 모든 것을 밝혀낼 것이라는 믿음 역시 그 자체로 나이브한 것일 수 밖에 없음은 주지해야 합니다.
    40 기계가 인간을 중제 시킬수 있을까요? [새창] 2013-10-14 13:40:59 0 삭제
    알고리즘의 결과가 0과 1의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은 당연히 아니죠. 간단한 멀티플렉서 회로만 해도 이미 그렇지 않은데요. 문제는 처리하는 과정이 결국 수치화된 형태로만 구현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전제한 것은 불가능하다는 단언이 아니라 아직까지 단언할 수 없는 부분이 크게 남는다는 점입니다. "인간의 뇌의 기억이나 감정 사고도 전기화학적 신호에 불과합니다"라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무비판적 전제로 보이는군요.
    39 기계가 인간을 중제 시킬수 있을까요? [새창] 2013-10-14 07:57:29 0 삭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계가 기계 자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계의 정체성은 사람에게로 소급된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책임소재라는 것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사법체계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지요. 결국은 책임을 담보하는 것은 사람이지 기계가 아닙니다. 애초에 책임이라는 개념이 사람에게만 부과되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38 기계가 인간을 중제 시킬수 있을까요? [새창] 2013-10-14 07:52:45 0 삭제
    얼핏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크게 세가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1. 컴퓨터는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 설계한대로 움직일 뿐이죠. 즉 컴퓨터는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판단의 기준 자체는 결국 그 컴퓨터를 설계한 인간에게서 오는 것이며,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어떤 합리적인 판단을 구성하지는 않습니다. 혹은 인간이 합리적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감정이나 다른 비합리적인 요소가 끼어드는 경우가 있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이는 애초에 법 체계 자체의 합리성을 먼저 질문해야 하는 것이지 법 체계의 적용만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닙니다. 사법적 절차에 비합리적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있다면 입법적 절차에 있어서는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아래 3에서 말하겠지만 법 체계 자체의 합리성을 전제 혹은 지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습니다.

    2. 사법과정의 추론 또한 일종의 인간의 사고과정인데, 이런 인간의 사고과정을 온전히 기계적으로 환원시킬 수 있는지조차 아직 불분명합니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0과 1로 사고할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결국 수치화된 형태로만 다룰 수 있습니다. 현대의 컴퓨터 알고리즘이 몹시 발달하였음에도 수치화라는, 즉 임의의 양화 (arbitrary quantification)를 통해서만 정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일단 인간의 사고과정이란 것이 알고리즘으로 구현할 수 있을만큼 완전히 파악된 것과도 거리가 멀거니와, 더더군다나 임의로 수치화시킬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조차 분명하지 않습니다.

    3. 2과 연결된 것으로, 사법과정의 추론이란 것이 수학의 함수처럼 같은 입력에는 반드시 같은 출력이 나오는 알고리즘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일관성이나 정합성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대법원에는 홀수의 판사를 두죠. 그리고 판사 중 가장 권위있다는 대법원 판사들도 항상 만장일치를 보이지 않습니다. 애초에 실제 법 체계라는 것이 정확하게 일관된 기계적인 논리로 구성된 것도 아니거니와, 그런 기계적 구조성이 지향점이어야하는지조차도 법학의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결국 실질적 차원에서 이 문제는 기계의 이성이나 합리성의 문제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자동화"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지하철역 개찰구에서 일일히 사람이 표를 검사하지 않고 자동화된 기계가 그 업무를 대신 수행하듯 말이죠. 경범죄나 딱히 쟁점이 되지 않는 평범한 사안의 경우 자동화된 판정 기계가 판결을 내리게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다시 원래의 문제로 소급됩니다. 기계로 보낼 문제일지 판사가 봐야할 문제일지를 판정하는 작업은 결국 사람이 해야 되는 것입니다. 또한 항소절차라는 현대의 사법구조 특성상 이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행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7 미지와 광기 [새창] 2013-10-13 20:30:58 0 삭제
    Kierkegaard/ 이성과 비이성의 변증적 관계란 이성의 반작용으로 비이성이 규정지어지듯, 이성 역시 비이성을 통해서만 특징지어진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변증성은 하나의 상위원리로서가 아니라 현상적 관계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으로, 변증논리라는 어떤 보편적이고 일관된 상위준칙처럼 작용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상위원리를 개념화시키는 것 자체가 정확히 칸트의 선험적/초월적 논리학의 방향입니다. 특히나 절대정신의 개념은 아도르노의 변증법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헤겔이라도 이러한 단계에서 절대정신을 먼저 전제하고 들어가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변증법적 개념 전개가 곧 그 자체로 절대정신의 내용과 형식을 (그리고 그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밝히는 작업인데 절대정신을 먼저 붙잡고 있는 상태를 가정하게 되면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36 미지와 광기 [새창] 2013-10-13 08:15:12 0 삭제
    참...미리 밝혀두는 것을 깜빡했는데 이성을 동일성의 원리로 파악하여 그 야만성을 드러내는 것은 (헤겔에서 파생된) 아도르노의 알레고리, 광기는 푸코의 알레고리에서 따온 것입니다.
    35 미지와 광기 [새창] 2013-10-13 01:18:16 0 삭제
    전의 글에 이어지는 하버마스/푸코의 논의를 쓸 시간이 도통 나질 않아서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그새 분위기가 좀 사그라들었군요. 결국 쓰긴 쓰겠지만 일단은 전에 써둔 다른 글을 하나 올려봅니다.
    34 '생각한다'함은 생각하는 겁니까? [새창] 2013-10-13 00:55:14 0 삭제
    청색책은 비트겐슈타인의 강의록을 말하는 것입니다. 구문론적/의미론적 언어분석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인데 그 맥락에서의 후기 비트겐슈타인 이론은 소쉬르의 기호론적 접근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데가 있죠. 다만 결국 일종의 firster 직관주의로 전락하는 느낌이 짙다보니 후기 비트겐슈타인은 분석철학계에서 좀 덜 다루어지는 듯 합니다.
    33 '생각한다'함은 생각하는 겁니까? [새창] 2013-10-12 03:36:07 0 삭제
    즉자의식과 대자의식은 물론 개념적으로 구분되나 그 구분이 사변적 구분인지 실질적 구분인지는 그 변증적 관계 속에서 해명되는 것이라 봅니다.
    32 학교과제 [독서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한바를 써 보세요] [새창] 2013-10-10 22:33:40 0 삭제
    몇가지 비약과 오류가 눈에 띄는군요. 제일 핵심적인 것은 "지식"의 개념을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멸망을 지식의 독점과 은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는 관점은 정당화되기 어려워 보이는데다, 지식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본능적이라는 주장 역시 뒷받침하려면 꽤 까다로운 논증이 필요할 것입니다. 글 전체를 하나의 논증으로 본다면 마지막 문장이 핵심논지가 되는 셈인데, 종교개혁의 맥락과는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으나 종교개혁 시대와 현대를 구분한 이상 현대에서 그 유효성이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논증하는게 핵심적 논증일텐데 그 내용이 빠져있네요. 거대연극이나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의 정보오염과 같은 포스트모던적인 알레고리의 흔적도 보이는데, 그 알레고리를 끌고 오는 바람에 스스로 문제설정을 더 어렵게 만들어놓은데 비해서 결론은 다소 무책임할 정도로 교과서적인 보수성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31 사실 과학철학은 반짝! 하고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져버린 학문이죠 [새창] 2013-10-10 22:23:12 0 삭제
    그런 말이 있습니다. 플라톤이 국가의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 국가의 구성원인 간호사가 간호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헤겔이 법철학 서문에서 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관점에 따라, 과학자들이 실제 과학연구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대해 과학철학이 감놔라 배놔라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연한 것일 수 있는 것이죠.
    30 사실 과학철학은 반짝! 하고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져버린 학문이죠 [새창] 2013-10-10 22:20:41 0 삭제
    본문의 내용도 철학 자체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군요. 위의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것과 같은 성질의 문제제기는 철학 내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하고 무게감 있게 다루어집니다. 과학철학에서의 연구가 실질적으로 과학에서의 연구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은 최소한 과학자들 스스로가 그렇게 체감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사실판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과학철학의 입장에서는 영향력을 늘리려고 도모할 수도 있겠지만 또 애초에 그런 종류의 영향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여 논증하고 다른 방식으로 그 존재의의를 확립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29 사실 과학철학은 반짝! 하고 떠올랐다가 순식간에 져버린 학문이죠 [새창] 2013-10-10 22:08:17 0 삭제
    변호사 조수는 폄하가 아니라 외국에선 그런 고용창출의 기회이라도 있는데 반해 한국에서 철학과 출신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더 좁다는 걸 말한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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