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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읗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88 소중함과 환원 불가능성 [새창] 2013-10-26 15:34:58 0 삭제
    아마 글쓴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환원불가능성"이 아니라 "교환불가능성"의 기저에 있는 고유성 혹은 개별성이라고 봅니다.
    천원어치 쌀과 천원짜리 장신구는 교환의 지평에서 정확히 등가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천원으로 천원어치 쌀을 구입하고 누군가는 천원짜리 장신구를 구입합니다. 역설적으로, 이들의 가치는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쌀이 장신구보다 가치있고, 쌀은 넉넉한데 장신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장신구가 쌀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똑같은 천원짜리 장신구라도 하나는 아직 매장에 진열된 것이고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할 때, 이 둘은 교환가능하지 않지요.
    교환가치와 구별되는 주관적 개념으로서의 가치, 혹은 실질가치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개념으로서의 가치는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물의 예를 들었는데 아무리 물의 값을 후하게 쳐준다고 해도 물의 고유한 가치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물 1리터당 1억을 준다고 물이 전혀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산소 1g당 1억을 줄테니 산소를 전부 가져간다고 한다면 고작 몇분도 살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 것을 고유한 가치라고 할 수 있겠지요.
    87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5:20:03 0 삭제
    사르트르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하이데거적인 니체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기독교적 신학과 무신론적 실존주의 사이의 실존 테마를 해석하는 것은 부족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무신론적 실존주의나 물리주의적 세계관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에서의 신 개념 (부동의 원동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독교적 신학은 신의 의지/자유/인격을 충분히 해명할 수 없다는 난점에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86 사람들은 정말 왜 그럴까요 ... [새창] 2013-10-26 15:07:05 0 삭제
    이와 관련된 전에 써둔 글이 있어서 새 글로 올렸습니다.
    85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5:01:05 0 삭제
    사르트르는 본질 분석에서 우리가 "절대적 무"를 만나게 된다고 했지만 사실 사르트르의 존재론적 분석은 어떤 의미에서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분석 하위에 종속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르트르는 놀라울 정도로 헤겔적인 어법을 사용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헤겔과 하이데거가 결국 같은 내용을 다른 언어로 풀어낸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할 것입니다.
    84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4:58:51 0 삭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만 글쓴이가 짚어내고자 의도한 것은 의미없음도 하나의 의미라는 점에서의 형식적 모순은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의미없음"이라고 할 때의 "의미"와 "그것조차 하나의 의미이다"라고 할 때의 "의미"가 서로 동일한 개념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이데거의 복잡한 언어분석 및 언어화가 이런 지점과도 관계하고 있는 것이긴 한데, 다소 순환적인 개념화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긴 합니다.
    83 원 게시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새창] 2013-10-26 14:55:23 0 삭제
    질문 자체가 상당히 모호하기 때문에 어느 차원/맥락에서 차이점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불분명할 수 밖에 없겠네요.
    언급되지 않은 하나의 맥락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매춘과 포르노는 둘 다 성욕과 관계하고 있으나 정확히 성욕과 어떻게 관계하느냐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매춘은 그 성욕의 해소와 직접적으로 관계합니다. 매춘부가 대상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대상의 성욕을 해소하는데 참여하고 있지요.
    반면 포르노에서는 성욕과 오직 간접적으로만 관계합니다. 포르노에서 성행위에 참여하는 이들 자신은 성욕으로부터 (소비자의 성욕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성욕으로부터도) 배리되어 있습니다. 소비가 간접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인간 욕구의 독특한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행위에 참여하지 않고 관람으로부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바로 그러한 측면입니다.

    이 지점에서 포르노와 다른 성적 코드를 암시적으로 갖춘 매체의 구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음악이나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에서의 선정성은 충분히 이러한 성욕 대리충족의 대상이 됩니다. 표면적인 차이는 포르노는 노골적으로 성욕 대리충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대중문화는 성욕을 목적으로 명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대중문화의 생산자/참여자가 그 생산물이 충분히 성욕의 대상물이 된다는 점 혹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한에서 이것은 눈가리고 아웅이 될 뿐입니다. 그렇게 될 때 포르노와 선정적 대중문화는 최소한 그 내용물에 있어서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82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4:41:49 0 삭제
    "의미없음도 하나의 의미부여이다"라는 주장이 러셀의 역설이 제기하는 구문론적 난점 이상을 제시할 수 있는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심지어 "의미부여"라는 의식의 작용의 반작용으로서 "의미없음"이라는 규정 혹은 개념이 생겨난다는 것 자체는 딱히 역설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역설은 타당하게 구성된 논증에서 전제와 결론 사이에 형식적 모순이 존재할 때 발생하는 것이나 "의미없음"의 발생 자체에서 그러한 모순이 포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설은 "의미없음"이라는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이냐 아니냐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지점에서의 역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 즉, "의미없음"을 하나의 의미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면 - 다른 분석 혹은 좀 더 심화된 분석이 필요합니다.
    81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4:36:32 0 삭제
    "자연의 관점"이라는 식의 표현이 자연의 의인화라는 지적은 중요합니다. 약간 표현을 수정하자면 자연의 의인화라기보다는 자연이 마치 어떤 의지가 부여될 수 있는 주체인 것처럼 상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일종의 범신론적 입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의미"나 "목적" 혹은 "의지"와 같은 개념이 오로지 의식에 의해서만 (단지 인간만이 아닌 동물도 충분히 이러한 의식적 작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간에 의해서만이라는 표현은 어폐가 있습니다) 특징지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의식에 한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80 실존과 본질의 관계 [새창] 2013-10-26 13:02:01 0 삭제
    "의미없음"이 하나의 "의미"가 아니냐고 제시하는 것은 결국 러셀의 역설의 또다른 한 형태일 뿐인만큼 구문론적 언어분석의 함정 이상이 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79 "죄"의 개념 [새창] 2013-10-22 22:54:21 0 삭제
    실천이성비판을 읽어보는게 좋겠군요. 자연계는 김성계의 다른 이름이고 자유계는 초감성계의 다른 이름인 바, 자연계와 자유계의 개념까지만 얘기하면 세계가 그렇게 서로 화해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두 개념으로 분석된다는 것이 그 자체로 역설적 난점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를 그대로 내버려둔 것이 아니라 판단력 비판에서 이 난점을 해소하려고 시도했습니다.
    78 "죄"의 개념 [새창] 2013-10-22 20:03:14 0 삭제
    현대의 패러다임 자체가 자유계를 비존재로 인식한다는 극단적인 물리주의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으나 위에서 문제시한 의식에 대한 그러한 분석이 함축하고 있는 전제는 다른 분야의 과학적 분석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자연계에 국한되는 유물론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애초에 그것이 자연계 인식과 자유계 인식 간의 모순의 근원이죠.
    77 "죄"의 개념 [새창] 2013-10-22 19:56:23 0 삭제
    자유계가 감각적 현실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계가 감각적 현실의 그러한 일부와 관계한다는 것입니다. 자연계와 자유계는 여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자연계와 자유계의 근본적 모순은 칸트에서도 이미 스스로 지적된 것이고 그것이 판단력비판의 문제의식과 직결되는 것이죠. 과학적 분석이 자유계를 몰아내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은 칸트의 구분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물리화학적 현실을 실재의 총체성으로 규정하는 실재론적 패러다임을 견지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렇기에 의지, 더 나아가서는 의식에 대한 환원주의적 과학적 분석은 보통의 과학적 분석과 이 지점에서 철학적으로 질적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죠.
    76 "죄"의 개념 [새창] 2013-10-22 19:45:40 0 삭제
    당위가 여집합에서 이루어진다기보다는 "여집합에 기반하여 자유의지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러한 한에서 현대적 패러다임에서도 칸트가 구획한 자연계와 자유계의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논할 수 있고 바로 그러한 책임의 개념에 한해서 윤리를 말한다고 할 때에,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는 부분은 자연과학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그 여집합에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총격이 인체에 위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자연과학적으로 분석되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 자체는 인간의 의지의 행위인 식으로 말입니다.

    위에서 신앙을 질병으로 해석하는 맥락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것이 됩니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그 "의지"라는 것이 애초에 어디서부터 오는가? 라는 문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사회환경적 요인과 어떤 신경정신학적 기제로 분석하여 설명할 때 의지가 관계할 수 있는 영역은 그러한 분석의 바깥으로 밀려납니다. 불우한 성장기 환경 때문에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살인을 하게 되었다고 할 때 그러한 환경에 처했다는 사실 자체, 그리고 그 환경으로부터 그러한 성향과 범행의도가 도출되는 것 자체는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이 때 그 살인 행각에 대한 책임을 당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이 제한되게 됩니다. 윤리적 문제에 대해 합리적 분석을 도출하고자 하는 관점이 윤리적 영역을 점점 축소시키게 된다는 것이죠.
    75 "죄"의 개념 [새창] 2013-10-22 19:22:35 0 삭제
    신앙을 비윤리적인 것의 범주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관련이 있다고 해서 주제의 맥락에 무조건 포함되는게 아닙니다.

    현대과학의 패러다임에서의 실재가 물리화학적으로 인식되는 것 이내로 규정되는 것은 그 패러다임 자체의 근본적 설정일 뿐입니다. 이는 애초에 그 분야의 문제의식 설정에서 깔고 들어가는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니 물론 독단적이라고 하려면 얼마든지 독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일률, 모순율과 같은 공리를 독단이라고 부르려면 부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다루어지는 패러다임은 물자체의 영역을 감각적 현실내로 가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물자체의 영역 같은 것을 설정하지 않는 철저히 실재론적인 세계관입니다. 여기다가 러셀의 역설을 전용하는 것은 적어도 이 패러다임 내적으로는 언어적 구문론의 문제일 뿐 실재론적으로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74 "죄"의 개념 [새창] 2013-10-21 20:33:54 0 삭제
    신앙을 정신병의 범주로 이해하는 것은 이와는 맥락이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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