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군데로 쓰려니 힘드네요. 사실상 서로간의 의견은 들을 만큼 들은 것 같구요. 제 마지막 의견은 아래에 썼습니다. 양심적으로 그리고 음식에 맞게 조금씩 쓰는 식당까지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기엔 대한민국의 구조는 자영업자에게 혹독하니까요. 그러나 그런 자영업자들 또한 결코 아리님이나 저나 다른 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양심적이진 않습니다.
음식점 안 해봤으면 말하지 말라는 뜻의 얘기는 아니니 오해말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얼마전까지도 음식점을 경영했던 사람입니다.
육수 전체로 볼때 한꼬집일거라는 말씀... 그렇지 않습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주 많은 가게에서 볶는 음식을 쓸때 쓰는' 맛기름'과 육수에 넣는 미원(또는 다시다) 그리고 진한 기름기가 있는 국과 찌개에 들어가는 돼지비게의 양을 아시면 엄청 놀라실 겁니다. 문제는 제가 장사하던 주변의 대부분 음식점이 비슷한 양의 저러한 인공조미료를 썼구요.
네 말씀하시는 걸 볼때 기본적인 생각은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값싸게 빠른 시간안에 비슷한 맛을 내준다는 부분을 흠잡을 생각도 없구요.
조미료를 쓴다고해서 맛이 전부 똑같아진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비슷한 맛들로 크게 차이가 없는 음식이 된다고 하는 말이 똑같아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되시면 그 부분은 어쩔 수 없구요.
인공조미료, 참 편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일정 수준의 맛을 보장해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인공조미료를 쓰는 음식점들이 점점 그 손쉬운 맛에 이끌려 결국 그저그런 집이 되어버리더군요.
제가 음식점을 하면서 근처의 다른 사장님들과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는데요. 처음에는 인공조미료 안 쓰고 맛을 내면서 손님을 끌던 음식점 사장님이 점점 맛기름과 미원, 돼지비계(기름있는 국물용)의 편한 맛을 아시더니 한두달 뒤 원가가 절감되는 부분을 보고서는 이후로 전적으로 인공조미료에 의존하더라구요. 결국 그 집 1년도 못 가서 망했습니다. 실제 저희 옆가게 얘기인데 못 믿으신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 처음에 입소문 났다가 결국 문단는 음식점의 상당수가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인공조미료를 경계하는 이유와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글에 분명히 밝혔지만 저는 값싸고 적은 시간으로 맛을 낸다는 점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으니 제게는 말씀하실 필요는 없구요.
소량을 넣는다는 부분에서 저랑은 생각이 다르시네요. 음식점을 직접 경영해봤고 주변사장님들과 얘기해봤던 제 경험상 상당수의 음식점, 특히 육수를 쓰는 음식점은 다량의 인공조미료를 넣기에 안 넣는 식당과는 맛에 제법 많은 차이가 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낼 수 있다는 쪽에 한표 걸겠습니다.
아리님께서 말씀하신 소량 넣는 부분은 현실의 상당수 식당에서는 보기 힘들 것이라 봅니다. 맛에대한 자기고집이 있거나 고급식당이라면 잘 모르겠네요.
인공조미료는 이미 그 배합의 성분이 정해져있습니다. 그러한 조미료를 다량 투입함으로써 비슷한 맛이 된다는 얘기죠. 그 배합이 나쁘다고 한적은 없습니다. 다만 모든 음식이 그 배합이 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거죠. 모든 음식이 다 비슷한 맛을 낸다면 굳이 여러가지 음식이 존재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제가 이글에서 주장하는 바는 처음부터 한가지입니다. 인공조미료는 이미 일정한 비율에 의한 조합이 정해져있는 조미료이기에 음식마다 비슷한 맛을 내주고 그 맛을 전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음식마다의 개성이나 다른 맛의 조화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저도 어떤 음식에는 조미료가 들어가도 어울린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음식이 같은 조미료로 맛을 낸다면 그게 맛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만들때 천연의 재료를 쓸경우 만드는 사람의 비율에 따라서 그 맛은 변화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인공 조미료에 의존할 경우 그 비율은 정해져있기에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합니다.
물론 인공조미료와 함께 자신만의 맛의 비율을 찾기위해 다른 맛의 성분들을 추가로 더 쓸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 한다면 그냥 천연재료로 맞추는 것보다 나은게 뭘까요? 천연재료는 그 맛의 성분 뿐 아니라 다른 성분들까지 포함하여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공조미료의 맛을 원하는 분들은 그것을 넣어서 음식을 만들거나 그런 음식을 찾아 드시면 됩니다만, 맛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면 인공조미료는 '좋은' 음식의 재료는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저는 본문에 대한 댓글이 아니라 이 위의 댓글에 대한 대댓글이니 본문의 작성자가 한 말과는 분리해서 봐주시구요. 댓글의 작성자는 본문에 대한 반발로 지나친 주장을 하니 이를 반박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MSG의 최대단점은 싼값과 짦은 시간으로 너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것이 아니라, 같은 맛의 반복을 많은 음식에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글루탐산이 많이 들어갔다고 너무 맛있는 음식이 되는게 아니라 그 성분이 어울리는 재료와 만났을 때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이니까요.
화학작용에 의한 성분의 변질은 없으니 인공조미료라고 부르겠습니다. 인공조미료를 가미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연히 존재하는 맛을 내주는 성분의 하나인데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겠죠. 심지어 자연적인 재료에도 들어있는 성분인걸요.
다만 말했다시피 우리가 조미료로 판매되어 사용하는 조미료는 다양한 맛의 성분(예를 들면 이노신산, 구아닐산 등) 중 글루탐산의 맛이 주요한 성분이라서 이러한 인공조미료를 일률적으로 넣을 경우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을 경계할 뿐입니다. 인공조미료를 넣는 식당의 음식이 비슷한 맛으로 갈무리되는 이유가 이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인공조미료가 이닌 자연조미료는 이러한 맛의 성분이 비율을 달리하여 배합되면서 맛의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구요.
글루탐산의 맛이 좋으신 분들은 인공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드시면 됩니다. 그러나 맛의 다양성을 원하는 분들(저를 포함)에 있어 인공조미료의 과하거나 일률적인 투입은 획일적인 맛이 되어 싫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