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글에 리플을 쓰기 전까지 베스트 게시판에서 이런식으로 성범죄자를 성토하고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글을 네번인가 본 것 같습니다. 그 모든 글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범죄자를 쳐죽입시다. 피해자에게 뭐라고 하는 놈들도 쳐죽입시다.'랑 비슷한 분위기의 글내용 댓글로 흘러가더군요.
제가 하는 말들이 미친것같고 개념없어 보이고 혐오스럽게 느껴지십니까?
제 눈엔 그 전의 글에 댓글을 달고 또 여기서 저에게 반대를 쏟아대는 사람이 더 역겹고 혐오스럽습니다. 야한 옷의 기준이 무엇이냐? 개인의 몸가짐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느냐? 니가 피해자에 대고 일부 책임 있다고 하는 소리가 피의자에게 방패막이가 된다.
그래서 무조건 '피해자는 지켜줘야 해. 범죄자가 무조건 나빠. 야한 옷 입을수도 있는건데 짐승들.'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아마 지금 제 의견에 반대 댓글을 달아주셨던 분들 중, 여성분들에 한해서 허벅지 반도 안되는 미니스커트에 끈나시만 입고 새벽 3시의 안산 뒷골목을 당당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분은 한 분도 없을겁니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도덕군자가 아니고 아직 알 수 없지만 저 밖엔 성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태연히 걸어다니고 있는데도 오유의 고매하신 분들은 '야한옷 때문이 아니에요.''왜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죠?' 라는 이야기가 무조건 따라야할 올바른 말인양 열을 올립니다. 그 말에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그런 현실에서는 한치 도움도 안될 감언이설, 이상에 감화된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면 이 사람은 누굴 탓해야 합니까? 물론 여러분들은 범죄자라고 말씀하시겠죠. 그건 너무 무책임하고 당연한 말 아닙니까?
여성 스스로가 성범죄자로부터 조심할 수 있는 부분은 조심해야 하고, 그 수단 중엔 야한옷을 입지 않기, 으슥한 곳을 혼자 걷지 않기, 술에 지나치게 취하지 않기 등이 있다. 위에 언급한 부분은 개인이 충분히 신경쓸 수 있는 부분임과 동시에 이런 사항들이 미비되었을 경우 성범죄를 당할 확률이 있으며 개인이 해야 할 주의책임에 태만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상의 제 주장이 강간범 입장을 하나라도 대변하는 것 같으십니까?
그리고 외국의 슬럿워크사례를 들어서 야한 옷과 성범죄는 인과관계가 없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유럽, 특히 서유럽과 북유럽에서도 슬럿워크는 일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되려 특이한 일입니다. 오히려 슬럿워크가 주장하는 말들이 소수의견에 가깝습니다.
까까오톡// 제 대답은 어떤 시간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복장을 하고 있는 어떠한 사람이라도 강간을 당했을때에 그 사람에겐 죄가 없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일부 어떠한 시간 장소 복장의 경우엔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주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besaint// 1. 자꾸 의미없는 통계를 가져와서 인도와 중동쪽은 왜 그러죠라고 하시는데.. 그 나라들 공통점이 여성인권이 바닥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통계로 비교하시려면 자유주의국가와 해주시고, 서구권의 자유주의국가에서도 야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권장사항이 아닙니다.
2. 언제 벌어질지도 모르는 범죄 때문에 여성의 행동이 자유를 억압하는 듯한 제 말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그냥 자유롭게 하고 다니셔도 됩니다. 전 이렇게 하는게 좋습니다. 하고 권장할 수 있을뿐이지 책임지는 사람이 아닙니다.
3. 이미 일어난 성범죄에 대한 정상적인 해결방법은 피해자의 신고와 범죄자에 대한 엄벌뿐입니다. 일어나지 않은 범죄에 대한 해결방법은 오직 예방뿐이라고 생각합니다.
4. 내가 조심하지 못해서 예방하지 못해서 이렇게 됐구나라며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피의자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주는 것은 이런 말을 하는 제가 아니라 피해 사실을 고발하지 않은 피해자입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던 아니던 범죄자는 고발해야 합니다.
5. 실제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유혹할 의지가 있었느냐? 화간 아니었느냐? 하고 물어보는 것은 피해자의 몸가짐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꽃뱀에게 억울하게 당하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까까오톡// 야한옷 기준은 명확합니다. 보면 압니다. 미 연방대법원 포터 스튜어트 대법관이 예술과 외설을 구분하는 판결에서 쓰인 문구입니다. 야한것의 기준이 무엇이냐? 세상사람 누구도 그걸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하지만 그걸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또한 없을겁니다.
beasaint// 그래서 괴한에 의해 벌어지는 성범죄는 면식관계에 있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성범죄보다 확률이 떨어지니 괴한을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건가요? 남자지인에게 님 말처럼 경계하고 잠재적 섬범죄자 취급하긴 어렵겠지만, 전혀 모르는 이에겐 충분한 대비를 하는게 성범죄 당할 확률을 낮추지 않겠습니까?
요즘 베스트 게시판에서 이런류의 글이 자주 올라오는게 보입니다. 다 좋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아픔은 다독여주고 범죄자는 엄벌해야죠. 근데 항상 글에 딸려 올라오는 논리는 어떻습니까?
'야한옷 입은게 범죄를 유발한다고? 피해자가 잘못한것도 있다는거야? 미친거 아니야?' 정도로 정리하면 될까요
세상에 범죄는 왜 일어날까요? 야한옷을 입거나 밤 늦게 인적드문것을 돌아다니는 일, 그리고 술에 만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일. 모든 인간이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도덕을 지키는 존재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지만,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을 때가 있고, 도덕을 자신의 욕구'욕망과 저울질할 때가 있습니다. 비단 성폭행뿐만이 아닌 모든 범죄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옷은 자제하고, 으슥한 길을 걸을땐 먼저 조심하고, 술을 마실때는 조심히 먹으라는 이야기는 이를테면 이런 이야기입니다. '저 산 속엔 호랑이와 곰이 살고 있으니, 꼭 길이 나있는 곳으로만 다니고 되도록이면 여러 사람과 함께 움직여라' 성범죄 피해자 입장에서 보았을때도 일반인의 시선으로 봤을때도 범죄자는 인간이 아니라 일종의 재앙입니다.
어떤 인간이 짐승으로 돌변할 지 알기 어렵고 예측하기도 힘듭니다. 더욱이 이 재앙은 산술적으로 상계하기 힘든 상처와 손해를 남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경계하고 조심하고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범죄자가 나쁜놈이고 남에게 피해를 준 쪽이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언제나 법의 심판은 멀고 위협은 가깝습니다. 어느 누가 범죄자라는 것이 알려져있는 그 때엔 이미 모든 상황은 끝난 상태입니다. 그러니 조심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 전화나 메신저로 계좌에 입금을 요구하는 이야기를 해오면 해주지 마라. 보이스피싱으로 피해 받는 것을 방지하는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야한 옷을 입지 말고, 큰 길로만 다니며, 항상 몸가짐에 있어서 조심하라. 성범죄로 피해 받는 것을 예방하라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범죄자가 나쁘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부르짖는건 세상 사는데에 전혀 도움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