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이 모든걸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논점에는 동의하지만, 소비 수준 등에 대한 말씀은 수긍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명확하게 제시해준 숫자도 딱히 없고, 모호하게만 설명하시니 이해하기 힘듭니다. 글쓴 분께서 체감하시는 생활 수준이 정확히 어떤 것이고, 기대 수입과 실제 지출의 차이에 대해서 숫자를 곁들은 설명이 없으니 저같이 호주 생활에 대한 문맥이 없는 사람한테는, 본인의 생활이 어려우니 호주 이민이 어렵다는 말로밖에 읽히지 않습니다. 물론 타향살이가 쉽지 않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고, 30년 모기지 등에 메여서 이자와 재산세를 내는데 고민해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삶도 어떤지는 더더욱 잘 압니다. 그렇지만 이 글을 통해 호주 이민을 오면 한국의 "저소득층" 과 비슷한 수입과 구매력을 가진다는 점은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한국에서 부모님이나 친지들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받으셨던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호주에서 그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글을 읽는 제 삼자로서 제가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은, "한국에서 받았던 연봉과 부모님과 친지들을 통해 받았던 혜택에 동등한 호주에서 받는 수입은 얼마인가요?" 한국 수입과 호주에서의 기대 수입에 대한 관계를 제시해 주신다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오려는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될 거 같구요.
안타깝지만, 현지 취업을 염두하시고 자비로 오는 풀타임 앰비에이는 - 심지어 그것이 좋은 학교이더라도 - 오시지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보기엔 원글님 정도 나이가 되시면 앰비에이가 아니라 회사 지원을 받고 오시는 이엠비에이 (차기 임원 및 임원들을 위한 앰비에이) 를 고려하셔야 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1. 비용 나이 40의 가장이시면 본인의 공부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을 챙겨줘야 하는데, 앰비에이의 특성상 본인이 여유시간을 많이 없습니다. 나이가 그 정도시면 자녀분은 초등학교일텐데 미국 학교를 보내고 하루하루 돌봐주는거, 시간 소모가 큽니다. 그렇다면 부인께서 챙기셔야 하는데, 그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큽니다. 왜냐면 부인 자신도 적응하고 따라가야 하는 와중에 애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이나 정신적인 소모가 두배 이상이 되거든요. 그럼 그만큼 돈을 더 쓰실 수 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몸이 망가지는거 순식간입니다. 앰비에이 학위 자체 비용은 차치하더라고, 금전적인 소모가 꽤나 클것입니다. 아주 넉넉히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금방 곤란함을 느끼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앰비에이 프로그램 랭킹이 전부는 아니지만, 앰비에이의 경우 랭킹에 따른 커리어 트랙이 명확히 갈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씀하신 곳을 예로 들자면, 썬더버드가 나쁜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취업에 유리한 고지를 줄 만한 곳은 아니며, 타겟 스쿨은 더더구나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비용이 싸지도 않습니다.
3.. 앰비에이 졸업 이후 앰비에이는 취업을 시켜주는 보증수표도 아니고, 1년동안 일할 수 있는 OPT를 제외하고 취업비자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학위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졸업한 뒤 곧바로 현재 취업이 안될 때를 대비한 예비 계획을 꼭 마련해두셔야 합니다. 앰비에이는 그리고 네트워킹이나 1년차 인턴을 통해서 갈 만한 곳을 미리 알아보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물론 글 쓰신 분께서 글에서 나타나지 않은 특수한 능력을 가지신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언어라는 핸디캡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직장을 찾는 다는건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행정적으로, 요즘 취업비자가 경쟁률이 심하기 때문에 어찌어찌 미국 현지에서 직장을 구하신다고 쳐도, 그 다음에 어떻게 풀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갈 생각도 염두하시고, 미리 끈을 어느 정도 만들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줄로 제 의견을 요약하자면, 비용과 변수에 비해 기대 이득이 너무나 적습니다. 돈이 정말 많이 있지 않으신 이상, 현 상황에서 지금 앰비에이를 오는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희소식이긴 합니다만, 이런 기사는 약간 걸러서 들을 필요는 있습니다. EB3의 "나머지 국가" 문호가 상당히 진전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영주권을 따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하기는 조금 성급합니다. 왜냐면 영주권을 따기 전에 준비해야하는 과정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3순위 비숙련 노동자들이 통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폰서가 나쁜 맘을 먹으면 농간을 부리기가 쉽구요. 그 준비 과정들까지 더 쉬워지면 3순위가 확실히 쉬워졌다고 할 수 있죠.
어쨌든 미국 국무부가 이민 행정명령에 따라 이민 비자 문호를 두개로 나뉘게 됐는데, 이걸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콤보 카드를 받을 수 있게 되서 근로 허가를 받는 것은 유리해졌지만, 대기자의 줄이 더 길어지게 생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풀릴지 지켜봐야 할겁니다.
아 정말 안타깝군요... 그리고 제 몇몇 1.5세/2세 친구들이 겪었던 고충을 똑같이 겪고 있어요. 특히나 어머니가 본인이 노력하지 않고 자식한테만 의지하게 되면 관계가 참 좋지 않더라구요. 나이들이 있으셔서 언어를 더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거든요. 오시는 분 반절 이상은 사실 배울 의지가 높지 않으신거 같았습니다. 어머니께 계속 자신의 몫을 하라고 요구할 수는 있지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결국엔 계속 도와주면서 살던지 그냥 냅두고 서로 접촉이 거의 없이 사는 경우로 갈리는거 같았습니다.
누구의 조언입니까? 조언해주신 분이 향후 원글을 쓴 분께 부동산 관련 회사에 취직을 시켜줄 수 있는 분입니까? 어떤 근거로 그렇게 말하시던가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부동산 학과라는건 없습니다. 경영대 아래에 부동산 세부 전공은 존재하지만, 그것도 학부에서 보는건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4분의 1은 사는 집이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은 경우인거 같았습니다. 장학 재단을 알아봐서 전액이든 일부든 받아서 오는 경우는 있긴 하지만 많이 없어요. 배팅하는 심정으로 보내는 부모님들도 많아요. 노후 자금까지 끌어쓰는 경우도 있구요. 현실의 벽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도 많구요.
문제는 그렇게 어렵사리 보내도, 잘 될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거죠. 안타까울 뿐입니다.
어학 연수의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에 글 쓰신 분이 가려는 나라에 이민하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시고 있다면, 그 나라에 가는게 맞겠지요. 만약에 취업을 취한 거라면, 해당 분야에 맞는 강점을 가진 곳으로 가는게 맞는데, 일반적인 경우 인지도도 더 높고 언어의 범용성이 더 높은 미국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결국 요점은 3년이라는 경력 쌓기인거 같군요.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말씀하신 순회 간호사 (traveling nurse) 가 지방 소도시 병원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거를 제외하고 외국인한테 그나마 열려있는 옵션인가요? 그렇지만 저걸로는 비자를 받기가 어려울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에이전시에 고용되서 취업비자를 받는다고 해도, 한국 경력을 인정받지않으면 할 수 있을거 같지 않습니다.
알던대로 H1B를 얻기 위해선 일반적인 간호사 자격증 요건만으로 충족되지 않는게 맞았었군요. H1C는 몇년 전에 아예 프로그램이 닫힌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제가 말한 간격의 의미는 업무 성격과 수입의 차이를 말한 거였어요. Practitioner 라는 단어가 역시 그냥 붙는게 아니군요. 듣기에는 1차 진료 의사 (primary care physician) 과 비슷한 거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