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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作心三日님의 댓글입니다.
    번호 제목 댓글날짜 추천/비공감 삭제
    760 [익명]아버지 [새창] 2024-10-25 14:50:14 1 삭제
    몇 살인지 모르겠지만 저와 똑같은 인생을 살아오셨네요. 저는 올해 만31세이고 2년전부터 선긋고 살고 있습니다. 가족사업으로 시작해서 가스라이팅 당하다가 이대론 죽겠다 싶어 뛰쳐나갔었지만, 어느새 정신차리니 또 지옥속에 내 발로 들어와있더라구요. 혈육이니 끊을 수 없고 남한테 얘기하자니 내 얼굴에 침뱉기이고.. 지나고보니 어릴 때 이렇게 할껄, 더 늦기전에 이렇게 할 껄 하는 생각이 몇가지 확신이 드는게 있습니다. 일단 정신의학과부터 가서 정신을 맑게 만들어야해요. 지금 상황 설명하면 약 줍니다. 피폐해진 지금은 어떤 생각도 정답일 수 없고 설령 정답을 내린다 하더라도 지금의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지 않는 이상 또 다시 실수가 반복됩니다. 어쩌면 저보다도 더 힘든 상황일 수 있겠지만, 지나고나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쯤 깨달은게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가 없는 세상은 당황스러울 만큼 아무일도 없습니다. 난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지면 굶어 죽을 줄 알았어요. 아버지가 그렇다 했으니 난 그런 사람인가보다 하고 살았죠. 멍청했고 나태했고 안일했고 저급한 사람이라고 듣고 살았으니까요. 근데 세상에 나와보니 모두가 날 두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요. 니 나이에 어떻게 200평 넘는 매장을 운영할 수 있고 어떻게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긋고 살고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안받을 수 있냐고 되려 묻습니다. 나한텐 당연한건데요.

    제가 작성자님 상황일 때 여기다 익명으로 글을 상당히 많이 올렸었어요. 위로는 개뿔 자세한 내용이 공유가 안되니 답답하기만 하더라구요. 뭐가 됐건 간에 무조건 병원부터 가세요. 정신건강 먼저 챙긴 후에 뒷일을 도모하는게 먼저인 것 같아요. 세상에는 벗어난다 벗어나지못한다 두가지 선택지만 있는게 아닙니다. 벗어나지 않으나 니 말도 듣지 않겠다 라는 선택지도 있고 당신과 함께 하지 않을 것이나 아들로써의 도리는 다할 것이다 라는 선택지도 있어요. 세상이 아직 아름답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에게 보여주면서 살아요. 저는 그 시작이 정신과였기 때문에 제 인생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행복의 물꼬를 본인 스스로 틀어주는 방법을 찾아야해요. 꼭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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