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그 해답을 산 위의 대사원에서 찾아냈다. 공중요새-이카로스 이카로스 앞에 도착한 내게 노승이 말했다. "정말 이 괴물을 사용하실 생각입니까?" 나는 노승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노승은 내 의지를 다시 확인하겠다는 듯 말했다. "영웅께서는 그 거대한 힘을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노승의 물음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책임이 따른다면 제가 짊어지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노승은 더 할 말이 없는 듯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영웅께서 옳았기를 멀리서 지켜보겠습니다." 노승의 마지막 말에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위잉 [사용자 *****] [이카로스의 가동을 승인하시겠습니까] "승인한다." 내 대답에 공명하며 빛의 길이 만들어졌다. [시스템 가동] [준비 완료] 그리고 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서할 수 없다. 드라이어스. 4단합체 로보트! 슈퍼빌드타이거가 너를 무찔러주마!" "으아앙!" "푸악- 쾅! 쾅!" 일요일 아침부터 아들 녀석들의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그 소리에 애들 방으로 가보니, 베개를 세워 만든 아지트 안에서 큰 녀석이 생일 선물로 사준 로봇를 가지고 놀고 있었고, 작은 녀석은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아침부터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으아앙! 아빠!" "왜? 형이 괴롭혔어?" 울며 내게 매달리는 작은 녀석을 들어 올리자 녀석은 내 어깨에 얼굴을 박고는 "나도! 나도 로보트!" 라고 칭얼거렸다. 자기도 로브트를 갖고 놀고 싶은데 지 형이 베개로 만든 아지트에 들어가서는 다가오지 못하게 해서 그만 뿔이 난 것이다. "뚝! 그만 울고 만화잔치 보자." "으아앙! 나도 로보트!" 작은 녀석이 단단히 뿔이 났는지 만화를 보자고 해도 칭얼거린다. 얼마나 크게 우는지 속이 다 울릴 정도다. 아침 준비를 하던 아내도 시끄러웠는지 애들 방앞에서 내게 물었다. "왜 또 그래요?" "자기도 로보트 사달라고." "하아- 재민이 너 그만 안 그쳐." "으아앙!" 아내의 꾸지람에 작은 녀석은 완전히 대성통곡이다. 아침 일찍 공복에도 어떻게 이리 크게 우는지 신기할 정도다. "에휴- 재민이 뚝! 아빠가 로보트 사줄테니까. 뚝!" "여보!" "으- 찐짜?" 내 말에 아내가 놀라며 소리쳤고, 작은 녀석은 고개를 빼짝 들고는 눈을 똥그랗게 떴다. "대신 엄마 말 잘 듣고, 심부름도 잘하고, 해피 산책도 재민이가 시켜주면 아빠가 로보트 사줄게." "찐짜로?" 작은 녀석의 초롱초롱한 눈빛에 아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젖고는 마저 아침 준비를 하러 간다. "재민이 다간 좋아하지?" "응!" "그거 사줄게." 언제 울었냐는 듯 팔을 흔들어 대는 녀석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아빠가 말한 대로 엄마 말 잘 들을 수 있지?" "응!" "녀석 대답은 1등이네." "헤헤-" 어느새 눈물을 뚝 그친 녀석을 내려놓자 이제야 만족했는지. "만화잔치!" 하면 TV 앞으로 쪼르르 달려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내 허리를 큰 녀석이 툭툭 치며 말한다. "아빠! 나는 세븐체인져!" "뭐?" 당연하다는 듯 씨-익 웃는 큰 녀석의 얼굴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다음 달에는 친구들과 술 한잔 못 마실 삘이다.
바라지 않았다. 원하지 않았다. 우리는 착취당하는 것이 아니다. 부조리 속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들이 원하는 노동을 하고, 우리의 안전을 보장받을 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우리는 그들의 억압된 울타리 안이 더 안전하다. 우리를 구원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희망을 준 것이 아니다.
"점심!" 공사장에서 내려오자마자 반장이 소리친다. "짜장면?" "오늘은 볶음밥으로..." "이시끼가 볶음밥 먹을거면 500원 더 내." "반장 월급이 얼마인데 겨우 500원가지고 째째하게 그럽니까!" 내 핀잔에 반장이 싸움이라도 걸려는듯 눈을 부라리자 나는 잽싸게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애교를 보낸다. "우웩!" 내 애교에 반한 반장은 우웩하고 소리치고 전화기를 들어 짱깨집에 연락을 한다. "짜장세개에 볶음밥 하나..." 그런데 주문이 끝나기 전에 기공 형님이 잽싸게 끼어들어 주문을 바꾼다. "반장님 나는 짬뽕으로." 순간 반장의 눈썹이 일그러졌다. "더운데 짬뽕은 지랄! 짜장둘에 짬뽕하나 볶음밥하나 그리고 탕수육도 작은거로 하나." 하지만 결국 기공형님의 주문도 오케이! "우어! 반장님 오늘 멋지네!" 대범하게 탕수육까지 시키는 반장에게 엄지척을 하자 반장은 별것 아니라며 말한다. "지랄!" 하지만 그의 입술이 씰룩거리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