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 당하고 보면 경황이 없으실텐데도 침착하게 아주 잘 대응하셨네요. 참 잘하셨어요.
다만, 읽다가 이상한 부분이 있길래 글쓴분께서 확실히 알아보시라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줄 적어 봅니다.
지금 글쓴분이 피해를 당한 부분은 추행과 폭행으로, 이건 각각 별개로 처리되는 거에요.
쓰신 내용을 보면 지금은 일단 증거가 확실하고 상대방도 인정하고 있는 폭행부분 부터 처리가 되고 있군요.
근데 그 처리 과정이 이상하네요.
폭행사건에서 가해자를 처벌하려면 일단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 돼요.
글쓴분이 경찰서에 가셔서 고소장이라는걸 작성하여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파출소에서 쓰신건 진술서라는거구요. 그걸로는 형사입건이 되질 않거든요.
파출소에서 진술서만 썼는데 오늘 아침에 파출소에서 경찰에게서 형사입건 되었다는 전화가 왔다? 몹시 이상하군요.
1. 글쓴분이 오유 베춘문예 2011 에 도전하고 계시거나,
2. 글을 쓰시다보니 하필이면 파출소에서 경찰서로 이송되어 고소장을 쓴 부분만 실수로! 누락되었거나,
3. 경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번일 가능성이 몹시 높아 보이구요,
정황을 다 저렇게 자세하게 쓰시면서 하필 경찰서 부분만 똑 빼놓으셨을 리는 없으니 2번은 정말 아닌것 같은데다,
요즘에 경찰이 이런걸로 거짓말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3번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정말 혹시나 실낱같은 3번의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냥 제가 베춘문예에 좀 속아드리는게 낫잖아요. 속을까봐 정말로 나쁜 경찰을 만난 사람을 그냥 놔두는 것보다는.
자. 글쓴분은 이제 폭행과 추행을 둘 다 진행하셔야 하구요. 파출소가 아니라 경찰서로 가셔서 고소장을 작성하셔야 합니다.
그러니 내일 오전에 관할 경찰서로 직접 가셔서, '엊그제 이러이러한 사건이 있었고, 오늘은 고소장을 쓰러 왔다'고 하시면 됩니다.
고소장을 쓰는 과정에서 파출소에서 진술서 작성했던 것도 말씀하시면, 경찰서의 담당 경찰관이 파출소에 연락해서 진술서 및 가해자 신원도 확인할겁니다.
만약에, 모르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한 얘기 듣고 그대로 따라하기가 좀 무서우시면, 일단 그냥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로 전화하셔서 엊그제 일 설명하시고, 그런 상황에 있는데 파출소에서 쓴 진술서만으로 형사입건이 되었다는게 말이 되는가, 직접 경찰서에서 고소장 작성해야 하는게 아닌가 문의라도 해보세요.
별개로, 사건 처리했던 파출소의 경찰에게 '경찰서에서 고소장이라는걸 따로 작성해야 하는게 아닌가, 진술서만으로 형사입건이 되었다는건 무슨 얘긴가' 를 확인해보시구요.
저건 정말 후배위하는 방법이 많이 잘못되었네요.
후배위할때는 일단 무릎이나 손, 팔꿈치, 심지어는 얼굴이 아프지 않게 푹신한 매트리스만 제공하면 되는거구요.
특히 이렇게 후배가 여럿이어서 한꺼번에 여러 후배위할때는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게 자리선정을 잘 해주는 멋진 선배가 되셨어야지요.
그정도면 충분히 후배위하는건데 도대체 왜 글쓴이가 나가서 자나요?
다른 분들께서 워낙에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법적인 부분은 따로 덧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구요.
다만, 담당 경찰관의 태도가 지난번에 말씀하신대로였다면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경우는, 청문감사관제도 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당 경찰서의 청문감사관실로 가셔서 담당 경찰의 사건을 처리가 이상하다고, 오히려 신고하러 온 신고인에게 불친절했고 사건을 받지 않으려고 한 부분에 대해서 상세히 신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런 변태놈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요. 그렇다고 해서 글쓴분이 오빠나 남자친구를 동원해서 변태를 직접 응징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글쓴분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법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하시려는 것이니까요, 글쓴분은 '합법적으로' '옳은일'을 하시는 겁니다. 꼭 남한테 먼저 피해를 준 놈들이 항상 지들이 처벌받을 상황이 되고나면 '너무한다' '정이 없다'는 식의 해괴한 논리를 펴곤 합니다만, 그렇게 너무하지도 않고 정도 있는 놈들이면 애초에 지들이 남에게 몹쓸짓을 하면 안되었겠죠. 스스로 하시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정의를 실현하신다는 마음으로 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하세요.
경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은 신고인을 법에 따라 안내해주고 도와야 하는데 저렇게 태만히 근무를 하면 안되겠죠. 그런 공무원을 역시 적법하게 처리하는것 역시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글쓴분이 저 경찰을 신고하셔야 글쓴분 다음분은 같은 불편함을 겪지 않게 되겠지요?
그러니, 내일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셨는데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만) 담당 경찰관의 태도가 또 그렇다면, 바로 그 경찰서의 청문감사관실로 가세요. 힘내시구요!
1. 차를 긁거나 사이드미러를 부수겠다는 식의 댓글들이 보이는데요, 그러지 마세요. 그래봐야 자차보험금 한 5만원 내고 보험처리하면 끝입니다. 오히려 쟤네들 차 수리하는거 도와주는거구요, 괜히 죄 없는 보험사만 죽어나고, 결국 그 보험료는 죄없는 다른 가입자들이 내는거죠. 절대로 말아야 할 일입니다.
2. 경찰에 신고하시겠다는 분들이 계신데, 뭐 그것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경찰은 불법주차 단속 권한이 없어요. 경찰이 오면 일단 차량 이동 요구를 할 수 있고, 그걸 쟤네가 강력하게 거부하거나 하면 그런 과정에서 공무집행 방해로 엮을 수도 있겠지만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역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방법입니다.
3.바로 구청에 신고하세요. 서울의 경우 어디서든 연중무휴 120 다산콜센터를 이용하시면 견인까지 한방에 처리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 저런 경우 구청에서도 골치아파지기 싫기 때문에 미적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화가 녹음되는 120 다산 콜센터나, 기록이 저장되는 홈페이지를 이용하시면, 담당직원은 싫어도 반드시 처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저런 일을 보시면, 일단 바로 사진들부터 찍어서 증거를 저장하신 후, 바로 구청이나 시청으로 신고하세요. 불법주차 따로, 번호판을 가렸다면 그것 역시 따로 처벌이 가능하니 각각 따로 신고하세요. 처리가 늦는다 싶으면 그에 따른 민원글을 또 따로 작성하세요. 담당직원은 그것까지 다 하나하나 처리해야 합니다. 이 방법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내가 약간 피곤하지만 사회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적법한 방법입니다. 하다보면 요놈들 쌤통이다 싶어서 속도 시원하구요 ㅎㅎ
별개로, 운전 중 저런 경우를 만나신 경우, 갖다 박으시면 안됩니다. 상대가 운전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앙선 침범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도로교통법상 과실이 상계 되어 낮인 경우는 오히려 박은 쪽에서 과실비율이 크게 나옵니다. 근데, 그렇다고 저걸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었는데 그때 마주오는 차랑 부딪히기라도 하면 그건 또 중앙선 침범으로 독박이 됩니다 (상상만 해도 짜증이 솟구치죠?) 그러니 운전 중 저런 음경같은 경우를 만나셨다면 차를 적당히 주차하시고, 재빨리 내려서 사진을 찍고 해당 구청이나 120으로 신고하신 후,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도로 차를 몹시 조심해서 운전하시면서 사고를 피하며 저 일대를 벗어나는 방법밖엔 없겠습니다-_-
111 바로 이런 생각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거죠.
'얼마간의 부조리는 참고 견디는게 좋다, 그러다 괜히 낙오되면 너만 힘들다' 이런 따위 사고방식은 사실은 무척 부끄러워야 하는거거든요. 근데 오히려 이런걸 사회생활의 팁 정도라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남에게 충고까지 할정도면 도덕적 해이의 끝이라고 봐야 하거든요.
어떤 부조리든간에, 맞서 싸우십시오. 잘못을 지적하는 행위가 혹시 나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부끄러워야지, 잘못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부끄러워서는 안됩니다. 썩어빠진 사회에 물든 중년들도 아니고, 이제 사회에 나아가지도 않은 청년들이 벌써부터 이래서는 더더욱 안됩니다. 더욱이, 잘못을 하는쪽이 잘못이지, 그 잘못에 대해 시정요구를 하는 쪽에서 왜 비위를 맞춰가야 하는 것일까요? (비유 아니고 비위입니다. 여러모로 부끄러워야 할 분이군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는건데, 저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적에,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건 아닌거다 싶어서 확 뒤집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결국 현실에 순응하던 대부분의 사람들도 잘못은 잘못이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결국은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더군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가만히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다들 잘못이라는것은 압니다. 다만 나설 용기가 없고, 때로는 111 이런 썩어빠진 생각으로 가만히 있을 뿐이죠. 정의로운 용기 하나 움직이면, 나머지들은 따라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