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비는 그렇다 하시면서 고종은 참 무시하시는데 민비 죽은 후에도 고종은 외교적으로는 꽤 열심히 했습니다. 문제는 그게 줄 거 주고, 백성들 돈 뜯어서 황실에 쓸 금괴 만들고, 어쨌든 서양 열강들에 기대면서 맞섰어요. 헤이그 밀사 사건은 잘 아실 거잖아요. 하지만 그걸로 고종이 강점을 15년 늦췄다고 하진 않죠. 민비가 한 쪽에 기대기만 했다면, 고종은 정말 불쌍할 정도로 다각도로 했습니다.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계속된 내치의 문제와, 외교에서의 서투른 면. 불쌍하다고는 하겟지만 잘 했다고는 못 해요. 민비도 마찬가지죠.
외세의 세력 균형을 이뤘다고 하는데, 그럴려면 러시아만 믿고 일본을 아예 무시하지 말았어야죠. 신식 군대의 절반이나 되는 훈련대를 해산해 버려서 그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개화파를 모두 죽여버리려고 하고 -_-; 흥선대원군이랑은 아예 척을 졌고... 뭐 이건 대원군 잘못도 있으니 그렇다 하죠.
그리고요.
그게 맞긴 해요. 조선이 무능해서 일본에 먹힌 거지 일본은 잘못한 게 없다. 조선은 망해야 마땅하다. 이게 식민사관이긴 해요.
그런데, 그렇다고 마땅히 해야 할 비판도 하지 말아야 되나요? 세도 정치, 대원군의 쇄국 정책, 당백전 뭐 이런 것들도 다 비판하지 말고 좋은 게 좋은 거다고 해야 되나요? 민비도 마찬가지예요.
우선 내치에서의 잘못은 부정 안 하시리라 믿습니다. 네, 외교 감각은 정말 좋았을 거예요. 문제는 그러면서 너무 많은 이권을 내다줬다는 데 있죠. 이건 민비가 죽은 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너무 많이 퍼줬어요. 지금 정권과 비교하면 좋겠네요. 수십년간 러시아랑 참 친해졌는데 이번 정권 들어 참 냉랭해졌죠. 크게 보면 잘 하는 걸 겁니다. 중/러에서 멀어지고 미/일과 확실히 붙어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FTA를 통해 경제적으로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중국을 또 경게하게 됐죠. 이게 좋은 건가요? 방향은 나쁘지 않아요. 문제는 한 쪽은 너무 무시하고, 다른 쪽에는 너무 많은 것을 퍼 준다는 거죠. 임오군란을 통해 중국에 기대버리고, 동학농민운동 진압 못 해서 청 도움 받고, 덕분에 일본까지 들어와 버리고, 친러 한다고 친일 쪽은 아예 싹 쓸어버리려고 해서 그들이 완전히 일본에 붙게 만들어 버리고 말이죠. 균형 외교가 아니라 한 쪽이 강하다 싶으면 완전히 거기 붙어버리고, 알고보니 그게 강자가 아니었다는 -_-; (러일전쟁이야 뽀록이지만) 수준이죠. 뭐 그게 당시 조선의 한계인가 생각은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걸 20년이나 늦췄다 이런 식으로의 미화는 곤란하죠
20년을 늦췄다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민비가 없으면 일본이 곧바로 조선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죠. 민비 죽었다고 러시아가 조선을 포기했나요? 오히려 10년 동안이나 일본은 조선을 먹을 생각도 못 했습니다. -_-; 러시아가 버티고 있고,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이 버티고 있어서였죠. 때문에 일본은 거의 "만주 니 땅, 대신 조선은 내 거"라는 일본의 야욕에 비해 아주 불리한 조건을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거부하죠. 결국 일본은 러일전쟁을 일으키고, 말도 안 되게 이겨버리죠 -_-;
애초에 민비가 러시아를 움직여서 삼국간섭을 하면서 일본을 압박했다면 모르겠는데, 삼국간섭 후에야 아 러시아가 있구나 하면서 러시아랑 손 잡은 상황입니다.
우숨 / 그러니까 님은 지금 그런 이명박의 외교를 "중국, 북한에 맞서 일본, 미국을 끌어들여 한국을 지켰다"고 하고 있는 겁니다. 전국의 자원을 뺏길대로 뺏기고 온갖 이득을 다 준 게 무슨 외교입니까? 뜯어먹힌 거지. 민비가 러시아 안 끌어들였으면 러일전쟁이 없었을까요? 오히려 걔네들은 흥선대원군이든 뭐든 다 끌어서 조선을 먹으려 하고 일본과 싸웠을 겁니다. 영국조차도 거문도를 점령하는 마당에 일본이 조선 편히 먹게 놔둘 것 같나요?
네. 조선을 무능하게 묘사한 게 식민사관이죠. 그런데 어쩌죠? 식민사관과는 별개로 민비는 확실히 무능을 떠나 온갖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세도정치 시즌 2를 열면서 나라를 망국의 길로 빠뜨렸는데요? 붕당? 세도정치랑 붕당은 달라요. 그 둘의 차이부터 알아야죠.
이성계, 이방원은 왜 태조, 태종이라고 안 할까요? 이 이름이 익숙해서이죠.
인수대비는 왜 대비라고 부르고 조대비는 왜 대비라고 부를까요? 이 이름이 익숙해서일 뿐.
민비가 민비였으니 민비라 하는 건데 그걸 비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드라마의 상술에 넘어간 것일 뿐이죠. 언제부터 역사의 위인들의 공식 명칭을 불러줬다는 겁니까?
민비라는 이름이 익숙해서 민비로 불렸을 뿐, 민자영이라 부르든 명성황후라 부르든 아무런 상관 없는 일입니다.
식민사관? 그 딴 거에 비하니 뭐니 하면서 감정대입시킬 정도로 자존심을 없앤 게 식민사관입니다. 자존심을 되찾을 일이지 민비 명성황후 이 딴 문제에 식민사관을 대입시킵니까?
악진님이 충분히 설명해주셨으니 그에 대해서는 더 말이 필요 없겠군요. 다만, 역사를 보는 관점, 사관에 대해서는 충고하고 싶네요. 스스로를 진보 좌파라 생각하신다면 환단고기와 민비는 절대 좋게 볼 수 없습니다. 최소한 흥선대원군은 토지는 늘렸고 기득권을 억누르고 비교적 넓게 인재를 등용했거든요. 반면 민비는 철저히 척신 위주의 등용을 했죠. 이게 민비의 잘못이 아니라면 고종의 잘못일 뿐. 국방으로 따져도 구식 장비로라도 악착같이 버티고 구식으로라도 최대한 개량을 하려고 했던 대원군에 비해 민비는 모든 걸 외교로 해결하려고 했죠. 병인양요, 신미양요에 비해 강화도 조약 당시 일본의 전력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대원군이 물러난 이후 조선의 국방은 그렇게 약해진 겁니다.
님의 사관은 절대 진보 좌파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보수 우파의 것에 가깝죠. 물론 세부 내용은 틀렸지만, 방향으로 따진다면요.
보수와 진보, 좌파 우파에 대한 공부와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 공부하셔야 될 듯 합니다. mb 싫어한다고 진보 좌파인 건 아니거든요
개새끼로 비유하셨기에 저도 xx로 할까 하다가 직접 비교해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름으로 치환했더니 본색이라니요. 그러시려면 개새끼라는 말을 쓰지 마셔야죠. 그걸 문제 삼으시겠다면, 제목을 [나영이]라 해서 나영이를 성폭행 피해자의 대명사로 쓴 것은 그저 [실수]이고 잘못을 사죄했다. 하지만 너(눈비비고)는 [고의]로 알리를 그렇게 썼다. 그렇게 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크롸랑 / 뭔가 [내가 그렇게 하고 싶다]로 모시는데요. 그건 [나영이]를 노래 제목으로 한 것이 이런 것이다, 내가 한 건 [악의]지만 [선의]로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데 뭣 때문에 안 된다] 가 아니라 [그런 것 자체를 하면 안 된다] 입니다. 저 [피해자]라는 게 [하고 싶은데]라면 알리가 피해자인가요? 성폭행 피해자긴 하겠지만, 저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얘기한 겁니다. 네티즌들의 인민재판의 [피해자]는 맞겠지만, 역시 제가 그런 뜻으로 쓸 생각이었다면 저런 극단적인 말은 안 썼겠죠.
표현이 극단적이 된 건 화풀이 맞습니다. 다 써 놓고 남은 게 있어서 덧붙였죠. 그 부분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