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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2 14: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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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학교앞에서 사온 병아리 중에서 유독 영계까지 자란적이 있었음(나머지는 온지 얼마 안되어 무지개 다리 너머로.....ㅠㅠ)
근데 그때 우리집이 세들어 살때였고 큰 닭처럼 우렁차게 우는건 아니었지만 꼭꼭꼭하고 우는 소리가 은근 컸었음.
그래서 시골외할머니댁에 보내게 되었는데 그 후 가보니 그 닭이 암탉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음.
다른 닭이랑 헷갈릴수가 없는게 애초에 돈사(돼지우리)만 있었던 외할머니댁이라 닭은 한마리도 없었음.
나중에 나이들어 생각했는데 우연찮게 수평아리들 사이에 암평아리가 분류되지 못하고 같이 섞여들어간게 아닐까했었음.
암튼 할머니께서는 아침마다 달걀먹는다고 엄청 애지중지 하셨고 아침마다 풀어놓으면 돈사주변의 벌레나 분뇨에 몰린 파리나 구더기도 잘 잡아먹어서 따로 먹이를 안줘도 된다고 하셨음.
그렇게 한해가 지나고 설이었는지 추석이었는지.....가니까 그 닭이 없었음.....어떻게 된거냐고 여쭈어보니 풀어놨는데 동네들개가 물고 달아났다며 무척 상심해하셨음.....나도 누나도 마음아팠지만 그간 할머니께서도 무척 이뻐하셨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외할머니께서는 노환으로 우리집에서 요양하실때 우리집 멍멍이들에게 꽤나 박하셨음.....가벼운 치매증상이셨는데 나랑 누나는 엄청 이뻐하시면서도 강아지들한테는 오지말라며 엄청 엄하게 혼내셨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