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가야 돼. 늦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주머니에 넣은 반지가 빠질세라 손에 꼭 쥐고 달린다. 노오란 가로등 불빛이 저 멀리 아른거리는 순간 초조한 마음은 거친 숨소리가 되어 꽃잎과 흩날린다. 파란 원피스 입은 그녀 앞에 도착한 순간 남자는 이내 눈을 뜬다. 자고 일어났더니 훈련소 둘째날.
빨간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은 순간 주술에 걸린듯 서로의 몸은 이내 달아올랐다. 노련한 그녀의 손가락은 남자의 목을 따라 미끄러졌고 초연하게 선을 그리며 아주 천천히 내려갔다. 파르르 떨리는 몸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남자는 이내 눈을 뜬다. 자고 일어났더니 울리는 기상나팔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