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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4 18: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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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 (방백) 싸늘하다. 가슴에 눈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콧물은 눈보다 빠르니까. 아귀 앞에서 재채기 한 번. 정마담 앞에서 재채기 한 번. 마지막 재채기 한 번.
아귀: (고니의 손을 낚아채며) 동작그만 코로나19냐?
고니: 뭐야?
아귀: 내 앞이랑 정마담 앞에서 재채기를 했지? (선글라스를 벗으면서)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고니: 증거 있어?
아귀: 증거? 증거 있지. 너는 나한테 비말을 날렸을 것여. 그리고 정마담한테 주려는거 이거 이거. 코로나 묻은 휴지 아니여? 자 모두들 보쇼. 정마담한테 바이러스를 줘서 죄다 감염시키겠다. 이거 아니여?
고니: 시나리오 쓰고 있네 미친 새끼가!
아귀: (가소롭다는 듯이) 으허허허허허허허허!
호구: 예림이(정마담), 그 휴지 봐봐, 혹시 코로나야?
아귀: 휴지 건들지 마! 손모가지 날라가붕게. 해머 갖고 와.
정마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돼?
고니: 잠깐. 그렇게 피를 봐야겠어?
아귀: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고니: 좋아. (유리컵을 비워 휴지 위에 엎어놓는다) 이 휴지에 코로나가 없다는 거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지를 건다. 쫄리면 뒈지시든지.
아귀: 이 씨벌롬이 어디서 약을 팔어?
고니: 씨발,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 후달리냐?
아귀: 후달려? 허허허허허허허. 오냐, 내 돈 모두하고 내 손모가질 건다. 둘 다 묶어!
아귀: 준비됐어? 까 볼까?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겄습니다잉. 따~라라란~ 따라란~ 따라란~ 따~ 쿵짝짝~ 쿵짝짝~ 따라리라라리...
(코로나라고 확신하고 휴지를 뒤집는데 나온건 축축한 콧물. 아귀 순간 말이 없어진다)
선장: 콧물이네?
호구: 콧물이야?
아귀: 내가 봤어. 이 씨벌놈, 재채기 하는 거 똑똑히 봤다니께!
고니: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이런 거 안 배웠어? 뭐해, 니네 형님 손 안 찍고?
아귀: 야! 이 씨벌놈 손모가지 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