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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13: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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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집안 어르신들 보는 것 같네요..ㅎㅎㅎ
우리 집안 어르신들이 이번 일에 대해 여쭈면 딱 저렇게 얘기하세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삼촌들, 이모들, 고모들 전부 다요...
덕분에 정치에 대해선 집안에선 입도 뻥긋 않는 버릇이 생겼지요. 노무현재단 후원 수년째 하고 있는데 왜 하냐고 매해 잔소리 듣곤 합니다. 그럴거면 그 돈 나나 달랍니다. ㅋㅋㅋ
제가 이런 여러 일들을 겪으며 그나마 조금은 덜한 엄마에게 여쭌 적이 있죠.
엄마 세대는 왜 그렇게 박근혜를 좋아해?라고 묻자
"딱히 싫어할 이유도 없잖니"
라는 대답이 돌아와서 저는 순간 할 말을 잃었어요.
그땐 지금처럼 방송이나 인터넷이 활발하던 시절도 아니었고, 티비만 틀면 나오는 대통령 내외와 그 자녀들이 마치 왕자, 공주처럼 보였던가 봅니다.
한마디로 워너비였던거죠.. 엄마도 그랬대요. 박근혜를 보면 언제나 늘 인자하게 미소 짓고 귀해보였다고. 좋은 일도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물론 언론의 선동이라고 말해도 쉽게 받아들이진 못하십니다. 어찌 그게 다 거짓일수만 있겠냐 하십니다. 저는 거짓이 아니라 1을 10으로 말하는게 문제였다고 말해도, 어쨌든 그 시절에 군인 아버지를 두어 나랏돈으로 학교를 다닌 엄마에겐 쉽게 와닿지 않는가봅니다.
여하튼, 그런 관계로 어려서부터 꾸준히 보아온 어떤 친숙한 이미지가 그분들 세대에 있던가봅니다. 사실 솔직히 저희 외할아버지만 해도 박근혜를 딱히 탐탁하게 여기진 않으셨습니다. 외할아버지껜 딸뻘인 박근혜가 여성인것도 못미덥고 정치를 딱히 잘한다고 생각지는 않으셨어요. 그래서 지난 대선 때도 마지못해 박근혜였지 계속 말씀하시길 "차라리 지만이가 나왔으면 내 딱 찍는건데 말야"라고 하셨더랬죠...;; 물론 그넘아가 뽕쟁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알고도 모른체하시는지는...
저희 아버지는 대놓고, 박정희가 총 맞던 그날 이상할정도로 하늘이 보랏빛이었다며 나라에 큰 일이 닥쳤다는 증거 아니냐는 말을 하시는데 저는 한동안 할 말을 잃었더랬고요, 지금도 최순실이 나쁜 년이지 박근혜는 잠시 사리분별을 잘못했던거라고 그러십니다. 대통령이 할 짓이냐고 해도 대통령 이전에 사람 아니냐고 하십니다. 네... -_- 그냥 말을 안 하는게 나을지도요. 너무 오래 싸워서 아빠와는 절대로 정치 얘기 안 합니다. 설득할 수도 없고 제 정신이 너무 피폐해져요.. 그분들께 저들은 일종의 종교이자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대변하는 아이콘과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