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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2 04: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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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8장은 예수님께서 배반 당하시고, 잡히시고, 심문 당하시는 장면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용된 19~24절의 단락은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대제사장인 안나스에게 심문 당하시는 장면입니다.
... 대제사장은 예수께 그의 제자들과 그의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였소. 나는 언제나 모든 유대 사람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으며, 아무것도 숨어서 말한 것이 없소.
그런데 어찌하여 나에게 묻소?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를,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시오.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소."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경비병 한 사람이 곁에 서 있다가
"대제사장에게 그게 무슨 대답이냐?"
하면서, 손바닥으로 예수를 때렸다.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한 말에 잘못이 있으면, 잘못 되었다는 증거를 대시오. 그러나 내가 한 말이 옳다면, 어찌하여 나를 때리시오?"
안나스는 예수를 묶은 그대로 대제사장 가야바에게로 보냈다. ...
예수님께서 잡혀 가신 곳은 유대인의 법정과도 같은 곳입니다.
대제사장과 그 무리들은 예수님의 제자들과 가르침에 대하여 물어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것을 몰라서 물어보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흠을 잡아서, 그들이 싫어하는 예수를 죽이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 속을 다 아시기에 그 질문을 간파하고 대답하십니다.
자신은 밝은 대낮에 드러내놓고 말하였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말하였으며, 그 가르침은 숨김이 없었다는 것을.
'어찌하여 나에게 묻소?' 라는 예수님의 반문은 그들의 질문의 정곡을 찌릅니다.
예수님이 말한 것을 '들은 사람들' 중에는 지금 예수님을 심문하는 그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곡을 찌른 예수님의 대답에, 심문하는 자들 중에서 한 사람이 감정적으로 대응합니다.
바로 신성한 법정에서 폭력을 사용한 것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재판하는 곳은 엄격한 권위를 지닙니다.
재판석에 선 사람들은 거짓 없이 대답해야 할 의무를 지니며, '증인'이라는 자격으로 재판석에 오르게 됩니다.
비록 그 장소에서의 권위자인 '대제사장'의 이름을 빌었지만, 폭력을 사용한 것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법정에서의 예의와 질서에 대해 이야기 해 줍니다.
법정에서의 힘은 바로 '증거'입니다.
법정에서의 질서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말에 잘못이 있다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를 권하며,
폭력이라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그러나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결국 안나스는 예수에게서 잘못을 찾아내지 못하고, 묶은 채로 다른 대제사장인 가야바에게로 보냅니다.
...
예수님은 분명히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아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대어라.' 라는 충격적인 가르침을 전하셨습니다.
보복이 일반적인 이 세상에서 보복하지 말 것을, 악으로 악을 갚지말고, 오히려 선행으로 악을 갚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대로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재판장에서 폭력을 당해도 되려, 폭력을 가한 그 사람에게 온유한 모습으로 권면하셨습니다.
인용한 성경구절인 요한복음 18장 이후에 이어지는 19장에서는,
예수님께서 로마 군인들에게 채찍으로 맞고, 조롱당하며, 손바닥으로 얼굴을 맞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으십니다.
로마 총독인 빌라도가 예수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고, 고문당한 예수의 모습을 보여주자,
대제사장들과 그 무리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칩니다.
빌라도는 그들에게 '당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유대 사람들은 '우리들의 율법에 따르면, 예수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는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다.'고 대답합니다.
빌라도는 무서워졌습니다. 빌라도는 관저로 돌아가 예수께 묻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왔냐고.
예수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총독이라는 자신의 권한, 석방도 처형한 자신의 권한을 이야기하며, 예수님에게 말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더 큰 권한을 말합니다. 바로 하늘로부터의 권한입니다.
그 말을 들은 빌라도는 예수님을 놓아주려고 애썼지만,
유대 사람들이 빌라도에게 '예수를 놓아주면 황제에게 반역하는 자다' 라고 외칩니다.
유월절 준비일, 때는 낮 열두 시, 빌라도는 예수를 데리고 나와 재판석에 앉습니다.
"보시오, 당신들의 왕이오."
"없애 버리시오! 없애 버리시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당신들의 왕을 십자가에 못박으란 말이오?"
"우리에게는 황제 폐하 밖에는 왕이 없습니다."
이리하여,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그들에게 넘겨주고,
그들은 예수를 넘겨받아,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이라는 곳으로 가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빌라도가 쓴 '유대인의 왕 나사렛 사람 예수' 라고 적힌 명패가 십자가에 붙어 있었고,
(유대인들은 '자칭'이라고 쓸 것을 권했지만, 빌라도는 '나는 쓸 것을 썼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을 가운데로 좌우에 세워졌습니다.
병사들은 예수님의 옷을 네 몫으로 나누어서 한 몫씩 차지하였고, 통짜 속옷은 제비를 뽑아 가졌습니다.
('그들이 나의 겉옷을 서로 나누어 가지고, 나의 속옷을 놓고서 제비를 뽑았다'는 시편의 구절처럼...)
예수님의 곁에는 예수님의 어머니와 이모와 또 함께 했던 사람들, 사랑하는 제자가 있었는데,
예수님은 어머니에게는 제자를 향하여,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제자에게는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고 말씀하시고, 제자는 그 때부터 어머니를 자기 집에 모시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일이 이루어졌음을 아시고 "목마르다"고 말씀하시며, 성경 말씀을 이루시고.
사람들이 우슬초 대에 꿰인 해면에 신 포도주를 듬뿍 적셔서 예수님의 입에 갖다대자.
"다 이루었다"
하고 말씀하신 뒤에, 머리를 떨어뜨리시고, 숨을 거두셨습니다.
유대 사람들이 곧 있을 명절인 유월절을 깨끗하게 지내기 위해,
예수님의 시체의 다리를 꺾어서 치워달라고 요청해서, 병사들이 다른 사람들의 다리를 꺾고,
예수님에게로 왔지만, 예수님이 이미 죽으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는 대신에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피와 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이것이 목격자가 증언한 것입니다.)
...
예수님은 자신이 말씀하신 가르침대로 사셨습니다.
채찍에 맞고, 얼굴을 손바닥으로 맞고, 옷을 찢기고, 속옷으로는 제비 뽑기를 해도,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않았습니다.
당시 가장 고통스러운 사형틀인 십자가에 못 박혀서 죽음에 이르기 까지...
당신 자신의 가르침대로,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않고, 오른편 왼편 뺨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았습니다.
오직 진실을 이야기하고, 하늘의 권세에 대해 말하며, 끝까지 자신의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가르침대로 행동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