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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22: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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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위에 의사 결혼이 일곱 케이스가 있는데 대략 이렇습니다. 3건이 여자측, 4건이 남자측이 의사구요, 가족은 개천용에서 일반 서민가정 정도예요. 의사집안 이야기도 건너건너 듣긴 했는데,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제가 들은 의사집안은 당사자들이 동료의사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그 미만엔 연애감정을 느끼지 못할 수준이라....
2건 - 부부의사 : 공동원장으로 같이 개원.
1건 - 약사&의사 : 같은 건물에 둘 다 개원. 1층 여자 약국, 같은 건물 n층 남자 병원.
1건 - 의사&교수(결혼 당시엔 남펠로우와 여대학원생이었으나 여자쪽이 교수루트 밟을 걸 알았고, 그렇게 할 집안이라 결혼. 엘리트 결혼)
1건 - 연애 후 이별(6년 연애했으나 결혼시기가 다가오자 남자의사쪽 부모님의 열쇠 3개 요구로 헤어짐)
1건 - 선봐서 결혼(남자의사 부모측이 보료;;;;;에 은식기;;;까지 요구. 여자가 열쇠3개 맞춰주고 결혼)
1건 - 전업주부(선까지는 아니지만 소개로 결혼. 애초에 조건이 외모는 평균이면 되지만 싹싹하고 애교 많은 성격을 강조하고, 전업주부로 완벽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바람)
1건 - 교사와 결혼(선은 아니지만 소개로 결혼. 처음부터 교사 원함-초중등까지. 고등 제외. 고등은 너무 바쁘다고-. 여자도 사회생활을 하며 자기향상욕구가 있는 사람을 원함.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으면 곤란하니 고등은 거절함. 집안일과 육아의 다수는 도우미 쓰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은 여자가 책임져주길 바람)
남녀불문하고 의사란 직업은 자기 잘난 거 알고, 여기저기서 대우받는 직업이에요. 내조하겠단 마음 아니고 동등한 맞벌이 직장인이란 관계를 설정하고싶다 하시면 결혼생활이 굉장히 힘들 거 같습니다.. 결혼하자마자 인턴인데. 시간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정서적인 측면도요. 남자든여자든 누구 하나가 돈을 압도적으로 번다면 위축되기 마련이에요.
글과 댓글을 읽어봤는데, 글쓴님은 1번을 고민거리라 하셨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런 측면때문에 여자친구가 글쓴님과 결혼을 원하는 거 같아요. 여자친구는 가족간 래포가 거의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에게 자기 결정을 전달만 하는데. 이건 가족과 사이가 좋네나쁘네 차원이 아니에요. 이건 사고방식, 의사소통 방식 등등 모든 걸 결정하는 인간의 근본과 관련된 거예요. 여자친구는 가족에게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기때문에 오히려 글쓴님에게 끌린
거겠죠.
2번은 성향차이입니다. 남녀 바뀌어도 성향차이라는 말밖에 못하겠습니다. 글쓴님은 여자친구가 너무하다 생각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여자친구와 해결되지 않으면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하는 것 또한 너무하다 보입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연락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또한 초조하고 심장이 터질 것 같겠지요. 이건 최소 언제까진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연락할 시간을 정하는 정도로 타협하는게 맞다 생각합니다.
3. 이건 애매한데.. 본인이 사회생활에 대한 욕구가 있고, 극단적으로 말해서 전업주부가 될 생각이 없다면 힘들 거 같긴 합니다.
4. 정말 부질없는 고민입니다; 개업해서 병원 경영측면 아니고서야 돈 문제로 고민하는 의사는 거의 못봤습니다. 케이스에 따라 개원 밑천 벌려고 지방에 몇 년 내려가서 페닥으로 빠짝 벌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5. 이건 정말.. 어떻게 할 수 없네요ㅠㅠ 부모님도 여자친구 성향을 알고 간섭할 수 없다는 걸 아시니 허락(?)(당)하긴 했지만 미련이 뚝뚝 남아 떨어져서 글쓴님에게 압박주는 걸로 보입니다. 모시고 살아라 뭐 이런 거...
결혼은 인륜지대사니 근본부터 고민해보세요. 만약 여자친구가 의대생이 아니라 일반적인 과였어도 이 연애를 지속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의대생이라는게 연애에도 영향을 미쳤다면 결혼 진행을 멈추고 더 고민해보고, 아니어도 연애를 지속했다면 결혼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고민해보세요.
그리고 여자친구 성향이나 글쓴님 상황과 별개로, 남자의사와 장인장모 관계는 말 할 것도 없고 여자의사도 시부모께 숙이고 들어간다? 이런 거 기대하시 마세요. 시부모님이 병원장정도 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장인장모가 사위 어려워하는 이상으로 시부모님이 며느리 어려워합니다(더 윗사람처럼 대하는 건 아님). 1번 문제와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정말 깊게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