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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2 14: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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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전공의 역사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이 일반적인 의사소통의 영역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웠을 국어 교육과정에도 '공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인관계를 위해서, 더 넓고 깊은 대인관계를 원한다면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니까요.
무조건적인 공감과 지지가 전문적인 상담의 영역임은 맞지만 일반적인 의사소통에서 공감은 기본영역입니다.
여기는 상담게시판이 아니라 고민게시판이고, 고민해결 게시판이 아니라 고민게시판이에요. 어떤 사람은 고민이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올리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털어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고민게에 글을 올리는 모든 사람이 전문적인 상담을 요하는 것마냥 댓글을 쓰셨는데, 그럼 반대로 댓글쓴 사람이 그런 기술이 없으면 댓글 안달면 됩니다. 글을 쓰는 건 본인을 위한 일이지만 그 글에 댓글을 다는 건 상대방을 위한 일인데 정작 본인을 위한 댓글을 다니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공감을 얻고 위로를 받으면 좋겠지만 인터넷의 특성상 본인의 입맛에 딱 맞는 댓글을 받을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건 여기에 글 쓰는 사람들이 더 잘 알 거예요.
상담가와 고민게시판은 차이가 있어요. 전문적인 상담가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받은 상담은 내담자에게 인터넷과 비교할 수 없는 충족감을 줄 겁니다. 하지만 본인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다고 해도 큰 상처를 입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불만족스러울 뿐이죠.
하지만 인터넷은 특성상 양질의 답변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신 부작용도 너무 커요. 지금 이 글과 댓글에서 보여주듯이요.
제가 본 이 글은 상담의 영역이 아닌 의사소통의 영역으로만 접근해도 충분하고, 글을 쓴 사람에게 공감이나 위로로 이득을 얻게 해주자는 내용이 아니라 상처를 입고 글을 쓴 사람에게 더이상의 상처는 주지 말자는 내용입니다.
이성적인 댓글이 문제가 아니라 글의 주제 해석이 문제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