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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3 03: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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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님이 이글을 읽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중요한 인생의 기로에 있으신 거 같아서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이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대체적으로 두 부류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부류는 작성자님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한 부류는 작성자님의 여친을 이해한다는 입장입니다. 작성자님을 옹호하는 쪽은 대체적으로 남성이고 여친을 이해하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여성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남자와 여자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상황은 누구의 생각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배려하지 않으므로해서 감정이 상한 것입니다.
여자가 결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가정을 이루어 나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도 있습니다.
사회적 물리적 약자로서의 여자는 부모나 사회로부터 많은 간섭과 불이익을 받으면서 자라왔습니다. 그런 부당함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늘 자신을 지켜주고 편들어 주는 든든한 우군인 남자와의 결혼은 여자에게 자유를 상징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작성자님의 여친은 지금 이런 기대와 부푼 꿈을 안고 결혼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꿈을 산산조각 내는 말을 님이 하시자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부모의 간섭에서 영원히 탈출하나 싶었는데 또 다른 감옥에 갇힐 수 있다는 상상이 님의 여친으로 하여금 저항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여자들의 이러한 심리로 인해 상당수의 여자분들은 자기 부모든 시부모든 모시고 싶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작성자분이나 여친 모두 지금 감정이 상해서 파혼까지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감정을 추스리시고 서로의 마음에 대해 다시 의견 나누시다보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팁을 드리자면 지금은 여친에게 부모님 모실 수 있다고 부담주지 마세요. 같이 살다가 상황이 그렇게 되면 그 때 다시 상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로 서로 다툴 필요가 없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라는 예수님 말도 있듯이 그 때가서 대책 세우면 됩니다. 올드보이에 이런 대사도 있죠. "인간은 상상력 때문에 비겁해지는 거래. 상상하지마. 그럼 ㅈㄹ 용감해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