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 또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적인 혼란 상태에서 상대방의 머리나 부리를 쪼아 대는 등 성질과 행동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된다. 심지어 동종(同種)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즘의 희생물이 되는 녀석들도 있다고 한다.
양계농장에선 이러한 상황들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갓 세상에 눈을 뜬 병아리들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리 절단기에 의해 부리 끝이 무참(無慘)히 잘리는 말도 안 되는 비인도적인 탄생 신고식을 치르게 한다. 부리 안쪽에는 아주 민감한 내벽이 있어 말초신경(末梢神經)들이 퍼져 있다. 당연히 절단 시 엄청난 고통이 수반(隨伴)되리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다.
암탉의 경우는 더 처참하다. 소위 ‘강제털갈이’라는 방법으로 암탉에게 충격을 주어 알을 더 많이 낳도록 유도하는데, 강제털갈이란 밤낮의 구분이 없게 하고 며칠 동안 물과 음식을 주지 않고 어둠 속에 가두는 충격법이다. 이러한 급격한 환경의 변화는 암탉에게 온몸에 털이 다 빠질 만큼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데, 이러한 방법으로 일시적이지만 알을 비정상적으로 더 많이 낳게 하는 효과는 있다고 한다.
다 자란 후에도 인간의 식탁 위에 오르기 까지 또 한 번의 엄청난 고통의 과정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기 수조에 담가져 기절하고, 자동 목 절단기에 이어 펄펄 끓는 탱크 속으로 빠진다. 더 비참한 것은 어떤 닭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대로 기절하지 못하고, 목이 절단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채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노란 털이 보송보송한 갓 태어난 수컷 병아리의 최후(最後)는 어떤가?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병아리 감별사들에 의해 생사의 기로(岐路)에 놓인다. 수컷으로 구분되면, 알을 낳지도 못하고 고기로 이익을 남길 만큼 빨리 크게 자라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침 공산품처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세상의 빛도 못보고 영문도 모른 채, 분쇄기와 연결된 대형 파이프 구멍 안으로 던져져 죽음을 맞이한다.
불쌍한 병아리와 닭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