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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2 2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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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올림픽에서 굴렁쇠 굴린 녀석이 나랑 동갑이란 뉴스에서 놀랐고
왜 나에게 그거 해보겠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냐고 부모님께 떼를 썼고
망할 올림픽 덕에 스타에이스는 보지도 못하고
짝꿍 포도맛만을 100원에 사와 국딩의 서러움을 달랬다.
특별히 기억나는 반찬은 없었지만 맛있게 저녁을 먹고 나면 어머니에게 허리춤 찔린 아버지가 건네주는
천원짜리 한장으로 심부름 떠나 투게더 한통을 사오면 가족 넷이서 나눠 먹고
장고 책가방에 내일 가져갈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을 챙기면
가장 귀찮은 씻기가 찾아 온다.
씻고나면 자개농 향이 진득히 배인 솜이불 위에 장미가 크게 그려진 담요를 덥고 일기를 쓰다가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