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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8 10: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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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올해 설 지나고 4일 후에 돌아가셨어요.
요양병원에 5년 넘게 계신데다 워낙 고령이셔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고는 했지만,
작년 추석까지도 그런 이유로 명절엔 빠지지 않고 찾아뵈었고 두달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갔었는데
시험 준비중인 입장이라 이번 설에 처음으로 부모님만 다녀오시라고 했거든요.
항상 우리 손녀 왔냐며 찾으시고, 딸들은 못 알아봐도 손녀는 알아보시던 분이 이번엔 저 찾지도 않으셨다더니 조용히 가셨어요...
왜 처음으로 안 간 명절 지나고 그렇게 급히 가셨냐고 할머니 밉다고 조금만 더 기다리시지 속으로 그랬는데,
지금은 그 동안 성치 않은 몸에 갇혀계시다 편안히 가셨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할머니한테 너무 서운해하지도 않기로 했고, 그 때 왜 안 가봤냐고 자책도 그만 하기로 했고...
글쓴이님도 할머님 편안하게 보내드렸으면 좋겠어요.
산 사람이 미련을 너무 많이 가져도 편안하게 못 쉬신다고 그러더라구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저도 비슷한 심정이라 그저 공감밖에 할 수 없어서 마음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