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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9 0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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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1,2교시가 없어서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버릇처럼 핸드폰으로 네이버에 들어갔고 실시간과 화면 메인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기사가 떠있었다. 몇개월 전에 있었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가 떠올랐다. 나는 사망자가 나올 거라 직감했고 이유없이 심장이 빨리 뛰었다. 그때부터 새로운 기사를 계속 찾았고 수업시간에도 이어졌다. 그러다 '전원 구조' 속보 기사를 읽었다. 혼자 너무 오버한거 같아 민망했지만 그래도 별일 아니었네 생각하며 안심했다. 쉬는 시간, 학과 사람들 모두 세월호 사고 얘기로 시끄러웠다. 속보를 본 뒤로 세월호 침몰은 신경끄고 도서관에서 중간고사 공부를 했다. 사망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늦게 확인했고 그때부터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핸드폰만 붙잡고 있었다. 승선자수와 구조자 수가 자꾸 바뀌었다. 사망자 수가 조금씩 늘어났다. 잠들기 전, 무교였던 내가 수많은 신에게 기도를 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다음날,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시는 교수님들은 없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어떤 교수님은 울음을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많은 사망자가 나올거라 예견하셨다. 시신이 유실되진 않을까 우려도 하셨다. 교수님의 그 말씀이 너무나도 잔인하게 들렸다. 새로 올라온 기사들을 읽으며 자취방에서 혼자 펑펑 울었다. 며칠을 몇주를 세월호 기사를 볼 때마다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