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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12: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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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학교 때 삼 형제가 나란히 오멘이라는 영화를 봤다. 나와 큰 형은 "뭐.. 음악만 좀 무섭네.. 그런데 바지는 왜 젖었지?" 하는 정도였는데
작은 형은 자신의 머리에도 혹시라도 악마의 숫자인 666 이 있는 게 아닌가 하며 걱정했다. 그리고 그 날 밤 큰 형은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에
잠든 동생을 바라보며 실망하지 말라는 의미로 정수리에 사인펜으로 666이라고 새겨줬다.
다음 날 큰 형이 우리 중에도 악마가 있을 수 있다며 666이 있나 확인하자고 했다. 그리고 우리 삼 형제 모두 정수리에 666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큰 형은 작은 형에게 작은 형은 나에게 그리고 나는 큰 형에게... 역시 우리는 악마의 3형제다.
그리고 사탄 무리의 수장인 어머니께 머리에 낙서했다고 파리채로 맞았다.
2. 머릿속에 저장된 찬송가가 고갈된 작은형은 나보고 책임지라며 집에 도착할 때까지 나와 통화를 했다.
약 40분가량 형과 통화를 한 뒤 이렇게 형과 오래 통화한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곡성은 우리 형제에게 진정한 가족의 사랑을 일깨워주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