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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11: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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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과 김서방 이야기 -
옛날 어느 마을에 돌쇠라는 이름의 백정이 살았다.
하루는 두 사람의 선비가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젊은 선비가 "어이, 돌쇠야! 쇠고기 한 근만 팔거라."하고 거
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돌쇠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고기 한 근을 칼로 베어 선비 앞에 놓았다.
그 뒤에 기다리고 있는 두 번째 선비가 말했다.
" 김서방 나한테도 쇠고기 한 근만 주게나."
돌쇠는 빙그레 웃으면서 " 네, 알겠습니다. " 하며, 먼저와 같이 재빠
른 솜씨로 또 고기 한근을 베어
저울에 달아서 그 선비 앞에 놓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똑같은 한 근씩 인데 누가 보아도 첫번째
젊은 선비에게 준 고기보다 나중
에 선비에게 준 고기가 곱절이나 될 만큼 분량이 많았다.
그것을 본 젊은 선비는 대뜸 큰 소리로 " 야! 이 백정 놈아, 왜 사람을
차별하냐? 똑같은 한 근씩 인데
왜 내 것은 적고 저 손님 것은 곱절이나 많은 거야?"하며 따지듯 대들
었다.
그러자 푸줏간 주인은 웃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 아~~ 그거야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손님보고 차별하는 것이 아니
고, 고기를 판 사람이 다르지요."
"고기를 판 사람이 다르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고기를 판 사람은 너
혼자가 아니더냐?"
"선비님에게 고기를 판 사람은 백정이었고, 저 선비님에게 고기를 판
사람은 김서방이었으니 고기분량
이 다를 수 밖에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