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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4 2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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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디님..
학번을 밝히시고 뭐라 하셨으니, 저도 밝혀야겠네요.
저 93학번입니다. 74년생이구요.
뭐, 저기 위 사진의 사례는 92년 졸업이니, 말하자면 40대 말이거나 50대 초겠군요.
경기가 호황인 몇년 동안, 80년대 말 학번까지야 어땠는 지 몰라도, 지금 대다수의 40대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때 경기 부양이 한창이기도 했고, 저기 위에 글 쓴 분이 말씀하신 것 처럼,
1년당 인구가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았구요,
4년제 대학 숫자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게 적던 시절이에요.
4년제 대학 전국에 100개가 채 안되던 시절입니다.
학교당 정원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구요.
대학도 한번 시험치고 떨어지면 재수 아니면 모집인원 적은 후기 대학으로 갔어요.
거기서 다시 떨어지면 전문대를 가는 거죠.
무슨 말씀이냐 하면, 그때만 해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자격증이고 뭐고 그 당시의 인재들이었던 겁니다.
네, 그래서 보통 졸업하면 대기업이냐/중소기업이냐를 놓고 고민할 지언정, 취업자체가 안되는 경우는 드물었죠.
저는 99년2월에 대학원 졸업했는데요..
98년 99년 졸업생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지 아세요?
IMF터져서 대기업 붙었던 사람들 죄다 취소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이요? 갈 곳 없죠. 줄도산하고 있는데.
사실을 말씀 드릴까요?
LG전자에 우리 연구실 사람과 옆 연구실 사람이 최종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연수 일정 기다리던 중에 무슨 소식이 왔는지 아세요?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들어오랍니다.
그것도 둘이 알아서 결정해서요.
꿀을 빨아요?
지금은 뽑는 사람이라도 있죠?
그땐 대기업 전체가 채용인원 동결이나 마찬가지였던 시절이에요.
아침 출퇴근 등하교 시간 라디오에 죄다 분유가 없어서 훔치다가 걸린 불쌍한 엄마 이야기같은 사연들로 도배가 되던 시절입니다.
제가 졸업 전 대학원에서 마지막으로 한 아르바이트가 뭔지 아세요?
재취업 교육센터에서, 불과 3년전에 대기업 취업했던, 결혼한 선배들을 교육하는 업무였습니다.
네, 분유값 없어서 중소기업이라도 가려니 뭐 당장 기술이 필요한 거죠.
흠..
꼰대라서 죄송합니다.
그 당시가 떠올라서 많이 울컥했네요.
유독 오유에서만 그 당시 사람들의 어려움이 별것 아니엇고 희망이 있던 시절 처럼 회자되는 것을 보는 게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