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68
2022-03-23 22:11:19
1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럼.. .. 이런 이번 게임은 여기서 중단해야겠는걸? 자네 오늘 운이 아주 좋구만? 김실장, 여기 젊은이 아쉽지 않게 용돈 좀 넉넉히 쥐어주고 잘 데려다 줘]
마지막 게임이 도중에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리고 나는 허무함을 못이겨 결국 완전히 손을 뗐지만, 몇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 그의 말이 뇌리에 남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땐 다 이겨가는 판이 엎어진 사람한테 운이 좋다고 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왠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영수증 드릴까요?"
"아뇨, 버려주세요."
만약 그때 게임이 계속 진행되고 내가 이겼다면 나는 지금처럼 손을 떼고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까?
그전에 그런 곳에서 이기고 수많은 돈을 챙겼다고 거기서 순순히 보내주긴 했을까?
"이 집 커피 괜찮네...."
근데 그날 전화한 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억단위 판을 아무렇지 않게 끝낼 수 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