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아니예요. 처음으로 잘 맞는 사람이랑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나눴던 얘기들, 함께했던 공간, 숨쉬는 공기까지 파편처럼 사방에 박혀서 툭툭 건들기만해도 후두둑 떨어져 내릴겁니다. 잘한거 아니예요. 못한 거예요. 누구보다 나한테 못할 짓 한겁니다. 그런 느낌 그런 사람 그런 순간 다시 오지 않는다고 누가 나한테 귀뜸 좀 해주었다면 내 선택도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그래서 전 아닙니다.
이만큼 노력했으니 결과도 그만큼 도출되야한다는 사고방식. 남자사람이랑 살다보니 생각보다 남자들 흔하게 갖고 있는 사고임에 놀랐음. 인간의 자체가 단일감정의 소산이 아닌데 섹스라는 관점 하나를 놓고 공감이라는 감정의 결여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추도 없이 그저 내가 이거했다 오늘밤? 이건 거절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절망에 가깝다고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