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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4 14: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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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남자에게도 벤츠남, 똥차남 등의 말을 사용하긴 했지만, 당시 인터넷에서는 스물스물 '요즘 한국년들은 개념이 없다'는 여론이 생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 김옥빈의 할인카드 논란때부터 시작된 여성혐오의 근간이었고요, 스물스물 일베나 주갤 등지에서 시작된 자국여성혐오는 루저의 난을 기점으로 폭발해서, 온갖 주작 썰이 올라오기 시작했죠. "김치녀랑 소개팅한 썰 푼다.txt"같은 식으로.
아무리 남자들을 규정짓는 말도 뒤에서 많다, 고는 해도 당시의 광풍과도 같던 여성혐오와 궤를 같이할 수는 없습니다. 벤츠남이나 똥차가 아무리 그 남자는 똥차네, 벤츠남이네 하고 쓰인다고 해도, "김치녀들과 만나면 안된다" "사스가 김치녀" "명불허전 김치녀" "김치녀vs스시녀 일본으로 가자" "김치녀 A컵들 극혐" 과 같은 용례로 광범위하게 싸잡는 용도로 사용되지는 않았었다고 봅니다.
결국 세우신 가설이라는 걸 요약하면 <여자들도 뒤에서는 남자들 다 까고 있었지만, 폐쇄형 커뮤니티라 안보였을 뿐이지...> 같은데, 저는 일베, 주갤에서부터 시작된 김치녀라는 단어의 광범위한 폭력성과 혐오성에 대해서 결코 양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리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김치녀는 권리만 원하고 의무를 등한시하는 여자를 말하는 거야 라고 주장한다 해도, 현재까지도 김치녀는 "요즘 한국년들" 을 욕하는 단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주 소수의 "개념녀/탈김치녀" 를 거기에서 제외시켜준다고 해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똥차, 벤츠보다는 한남충이라는 말이 훨씬 김치녀란 말과는 궤를 같이한다고 보는데, 한남충이란 말을 들을 때의 불쾌감이 있으시다면, 김치녀는 써도 되지 않나? 는 식의 말은 저는 오유에선 보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사실 보편논쟁님께서 똥차, 벤츠란 말도 있는데 김치녀란말좀 쓰면 어때? 가 주장이시라면 저는 님과 더이상 논쟁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많이 쓰고 사시라는 말밖엔 드릴 말이 없고요. 차라리 그런 모든 규정짓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하신다면 그 단어의 수위에 따라 저랑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동의한다고 하면 되겠군요. (예를 들면 1가정 1에릭남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실 정도라면, 그건 저도 모르겠네요. 제게 그건 남초에서 설현이랑 결혼하고 싶다, 만일 하연수 힐링되니까 1가정 1하연수라고 말해도 별로 거부감이 없을 법한 말이라서..물론 성적인 의미를 띄면 모르겠지만 에릭남은 매너가 좋아서 그랬던거 아니었는지?)
어쨌든 <프레임을 규정짓는 수많은 단어> 를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에 앞서 김치녀, 한남충과같은 명백한 혐오단어가 된 것들은 결코 장려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자국이성혐오에 대한 글을 몇개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메갈이 분탕을 치고 다녀서 이렇게 말하기도 힘들어졌지만, 한국에서 여성혐오는 명백하게 존재했었고 그것을 단적으로 압축해놓은 단어가 김치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