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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2 01:38:11
8/9
음..
저는 평소에 선비 흉내내고 진지먹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런 비난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아주머니께서 잘못 하신건 명백하다고 봅니다만,
저 순간의 작은 욕심이 부른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과연 이 정도의 비난을 받고,
상상도 못할 욕설(버러지라느니, 죽길 바란다느니, 자식 객사까지..)
을 감수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 '주먹쥐어라'님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신지 알 것 같습니다.
만원이 저 정도의 중요성을 갖게 된 저 아주머니의 삶에 가슴 아플 수 도 있겠지만,
꼭 그것이 경제적인 궁핍 때문이 아니더라도(제 눈에도 그렇게 어려워 보이시진 않습니다만)
그렇다면 더더욱 단 돈 만원에 양심을 파는 초라한 인격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 곳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상식적인 생각을 가지고 모나지 않은 인격을 지니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상식이 부족함이나 인격의 저급함을 보게 된다면 비난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안타까움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어떤 댓글에 써있듯이 저 아주머니도 누군가에겐 어머니일테고,
또 어느 남편의 부인일 것입니다. 자식들을 제 몸보다 아끼며 길러내시고, 남편 뒷바라지에
한 평생을 보내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이런 다시 없을
죄인이 되셨습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난과 책임은 전가하되, 심한 인격모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이 중 누군가가 "죄송합니다, 부끄럽지만 저기 저분이 우리 어머니십니다."라고
말하더라도 내 스스로 뜨끔하지 않을 정도의 글만 썼으면 합니다.
칭찬엔 인색하면서 남의 작은 잘못에는 서슬퍼런 잣대를 들이대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물어 뜯는 것이 우리내 현실인 것 같아 내심 무섭기도 합니다.
맥주 한 캔 마시고 괜히 진지 한 번 먹어 봤습니다ㅠ
글이 길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