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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8 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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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누웠는데 뉴스속보가 뜨더라...
뭐지? 하고 바라보는데 오소소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
고생하며 견뎠을 수능 뒤로하고..
처음 겪는 대학, 아직 입학생이란 단어도 낯설
그 여린 꽃들이 폭설로 무너지는 판넬 밑에 깔렸다더라.
무려 백여명이라더라.
아무 상관 없는 나인데도 덜컥 겁이나고 가엾어서,
엄마. 엄마 저것봐. 세상에... 말하는 도중에
결국 울컥 터진 눈물에, 엄마도 같이 눈물 보이시다
피곤에 지쳐 잠든 둘째 바라보고 같이 펑펑 울었다.
딱 저녀석만할 아이들. 천방지축 자유라고 뛰어다녔을,
올해 성인이라며 우스갯소리하며
편의점에서 술담배사고서 자랑했을 아이들.
사망자가 셋이라더라 하던 소리에도
내 가슴이 미어지는데, 여섯이라더라.
아니 일곱이라더라...사망자 이름 옆, 나이표기에
오소소 소름이 인다. 19살, 20살. 꽃다운 나이에
차디찬 바닥에서 공포에 질렸을 여린 꽃들아.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놀랬을까...
다른이들의 비명 들으며 어두운곳에서
얼마나 숨을 죄이고 있을까....
집에서 그 소식 전해들은
부모님 심정은 또 어땠을까....
내 새끼 고이고이 키워 이제 험한세상 나간다고
걱정에 날밤새셨을 분들, 이제 지워지지않을 피멍 맺히셨을텐데
그분들은 또 어찌하나....
내 속에서 천불이 난다.
내 속이 뒤집어지고 내가 원통하고 내가 억울하다.
먼저 간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더 이상의 사망자가 없기를, 기도해본다.
그리고 이 추운날에 하얗게 질려간
일곱명의 아이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부디, 하늘 위에서는 바라는대로 다 이루며 살길....
아직 잔해속에 있을 아이들은 한시라도 빨리
아무탈 없이 구조되길...
죽은아이들은 하늘에서라도 꼭 명문대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