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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02: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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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대표 입장에서는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패였습니다.
야권이 분열하면 필패한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증명된 것이고 야권 지지자들도, 그리고 정치인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죠.
더구나 총선의 경우는... 겨우 몇백 몇십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기 때문에 더더욱 예민합니다.
그러니 지금 범야권(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의 후보들은 초조할 수 밖에 없죠.
위에 김종인이 먼저 제안했는데 왜 안철수 쪽이 급하냐고 물으셨는데, 국민의 당 지지율 특히 수도권 지지율을 보면 답이 잘 나올 겁니다.
국민의 당으로 출마하는 수도권 후보들은, 정말 아주 작은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대든 통합이든 둘 중 어느것이라도 절실합니다.
광주나 호남도 똥줄이 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호남 유권자들은 어차피 거대야당 견제할 제1야당이 될만한 쪽에 표를 주는 편이기 때문에
오차범위 안에서 자신이 여론조사 1위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거든요. 그 대표적인 예가 광주에 출마한 국민의당 김경진 변호사 (현 예비후보)
그리고 구 더민주 현 국민의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잘 알고 있어요.
특히 김한길은 똥줄이 탈겁니다. 나름 다선의원인데 여론조사 결과 3위로 한참 뒤쳐져 있거든요.
이번에 떨어지면 정치생명 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구요.
하지만 안철수는 국민의 당 창당 이후부터 꾸준히 야권연대 혹은 통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얘기해왔고,
일요일의 남자 답게 일요일에 그 연장선상에 있는 기자회견을 해서 자신의 의견을 더 못 박았습니다.
김종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철수가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던진 패예요.
계속 '안철수만 빼고 나머지 다 받아준다.' 라고 해 왔고
받지 않아도 '야권 통합과 연대를 위해 더민주와 김종인은 최선을 다했지만 거부한 건 안철수와 국민의당입니다' 라는 명분을 세우게 되는 거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호남지역에서 표를 가지고 오는 데 명분을 쌓은 겁니다.
결론적으로 실패해도, 책임은 안철수와 국민의 당이지, 더민주와 김종인이 아니란 말이죠.
받아도? 국민의 당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특혜나 공천보장은 없다고 천명했습니다.
더구나 현역 국민의당 의원 중에서 컷오프 (평가해서 하위권 탈락 심사는 국민의 당 창당 이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어서 평과 결과는 그대로 있죠)에 걸린 사람들 같은 경우는 공천, 택도 없는 소리죠. 그러니 열성 지지자들이 걱정하는 분탕종자(국민의 당으로 탈당한 사람들을 보고 분탕종자들 이라고 합니다 지지자들은...) 의 난입으로 인한 당내의 혼란 또한 막을 수 있겠죠.
어쨌든, 김종인은 당차원에서는 합당이나 연대는 하지 않겠지만, 후보 개개인들끼리 여론조사를 돌리든 니들끼리 지지고 볶아 싸우더라도 단일화 하는 거 막지 않겠다고 오픈해 둔 겁니다. 국민의 당 후보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시그널을 읽었을 거구요. 특히 지금 눈 벌겋게 해서 공천심사자리에서 안철수의 연대제안 거부한 것을 비토한 광주의 김경진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후보 단일화 하려고 애쓸겁니다.
정치는 크게는 명분 싸움입니다. 그리고 소소하게 실리도 찾아야겠죠.
김종인의 연대 제안은 명분도 잡고, 실리도 챙긴 한 수라고 평가해야겠습니다.
(덧) 그리고 이렇게 질문하시면 답변해주는 사람 잘 없습니다.
못해도 시사게 베스트나 베오베 게시물은 좀 읽어보시고 질문하세요.
그리고 시사와 정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으시다면 팟캐스트 이이제이 나 파파이스 , 시사통 이런 거 들어보시면서 알아가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