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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1 0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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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닝겐 거린 건 일부러
딱딱한 공기를 풀려고 써본 겁니다
정색하고 '인간' 하면 딱딱해질 것 같아서
유머스럽게 고양이 입장에서 써봤더니
이젠 예술하는 사람도 이해불가라고...
누구나 자기중심과 인간중심 잣대를 벗어나지 못하면 다 이해불가겠지요
동물을 가축이라고 하시는 걸 보니
육식이든 초식이든 어차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으면서 삽니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은
'생명'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나와 다른 인간의 입장에서,
또는 고양이의 입장에서, 다른 생명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들의 고통이 느껴지니까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겁니다
저도 동네 고양이과 밥을 나누지만
동네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하기에 더욱 친절하게 대하고
고양이 덕분에 오히려 더 친해져서
저희 동네 골목엔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 대신에 고양이 밥그릇에 밥을 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고양이한테 하는 만큼 지 애미애비한테 잘하라는 분한테도
웃으면서 '고양이한테도 잘하는데 부모님한텐 얼마나 잘하겠어요' 했습니다
다른 이의 입장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봉사활동도 하고 노란리본을 달았고 촛불집회에 나갔고
망월동에도 갔고 봉하마을에도 갔고 날마다 달님 지키려고 '문빠'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밥을 나누는 것도 다른 이의 입장을 헤아리고
같이 아파하는 마음에서 출발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