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5
2014-10-12 21:59:26
7
요즘 어머니가 그럽디다. 미안하다고, 돈 많은 집안이었으면 이것 저것 지원해줘서 진즉 네가 취업했을텐데 미안하다고.
그러곤 말합디다. 괜찮다고, 너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거 알어. 밥은 잘 챙겨먹고 있지? 이상한 생각 말고 열심히 해. 엄만 너 믿는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부모는 못 만났지만, 내 기준에 있어 가장 좋은 부모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돈보다 존재가 우선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진리를 생각합니다, 라는 문장으로 끝내는 것이 웃기지만요)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노동력을 헐값에 팔아넘겨도 껄껄 넘겨도 된다거나,
내가 낸 세금이 말도 안되는 곳에 쓰이는 것에 삶의 기쁨은 돈에 있는 것이 아닐지어니 - 하고
등 돌리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인문고전은 그것에 투쟁하여 자유를 찾아야 한다 부르짖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