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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09: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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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현호가 칭얼거린다.
'분명 2시에 우유를 먹었는데....'
사랑하는 아들과 몸부림 치는 내 몸뚱이 사이에서 잠시 고민을 하지만
이내 내 몸은 현호 옆으로 가고 있었다..
트름이 덜 되었나 싶어 어르고 달래보지만
현호의 칭얼 거림은 어느덧 울음으로 바뀌 었다.
'이런 마누라와 아이들이 깰 텐데..'
다른 방에 잠들어 있는 와이프와 윤호 제호가 생각났다.
나야 출근을 하면 그만 이지만
하루종일 아이들에 치여야하는 와이프를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배란다 창문을 열어 바람을 확인했다.
'잠시 나갔다 오자'
난 주섬주섬 아기띠와 담요를 챙겨 현호와 밖으로 나갔다.
겨울로 접어드는 날씨지만, 늦은 저녁 비가 내렸던 날씨지만
생각보다 추위가 느껴지진 않았다.
아직 몸은 꿈에서 덜 빠져 나왔지만.
한걸음 한걸음 발검음을 옮겼다.
[새벽4시]
이미 잠은 멀리 달아 났다.
천천히 한걸은씩 옮기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집에서 꽤나 멀리 나와버린 모양이다.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니 살짝 미간이 구겨졌다.
현호는 이미 잠들었는지 색색 거리며 얼굴을 묻고 있었다.
대책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스스로는 자책도 해보지만
이내 어쩔 수 없음을 알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수 없이 지다던 길.
평소와는 다름이 느껴지지만, 그 다름이 싫지는 않았다.
잠이 부족해 출근 후 힘들 것을 알지만..
지금 이상황이 나쁘다곤 생각 되지 않았다.
내 와이프와 윤호 현호를 지켰다고 생각하니 뿌듯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쑥스럽기도 했다.
현호를 조심스럽게 눕히곤 욕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