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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5 10: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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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여 잠을 깨라 일어나라
짓밟힌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나라
학도들은 일어섰다
우리들도 눈 코 입이 있다
우리더러 눈을 감으라 한다
귀를 막고 입을 봉하라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가슴 속 한 조각 남은 애국심이 눈물을 흘린다
동포여 잠을 깨라
- 부산고 <동포에게 호소하는 글> 중에서
더 이상 역류하는 피의 분노를 억제할 수 없다.
이 탁류의 역사를 정화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세의 영원한 저주를 면치 못하리라.
- 고려대 선언문 중
동생의 살을 마구 찢는 것은
쏘아넣은 주인을 닮은
악착스런 쇠덩이를 빼내기 위함이다.
- 경기중 3 김동녕, <수술실 밖에서> 중
보라! 우리는 기쁨에 넘쳐 자유의 횃불을 올린다.
보라! 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
보라! 현실의 뒷골목에서
용기없는 자학을 되씹는 자까지 우리의 대열을 따른다.
나가자! 자유의 비결은 용기일 뿐이다.
- 서울대 문리대 선언문 중
우리는 행동이 없는 지성인을 배격한다.
- 고대신보 사설 중
어른들은 눈에 눈물이 글썽하여
"우리가 지은 죄로 저애들이 피를 흘린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나는 바께쓰에 물을 퍼다가 목쉰 형님들이 목청을 적시며
어디까지고 울며 따라갔습니다.
빗발같은 총알 속에
구두닦이가 쓰러지고 학생들은 피를 토하며 외쳤습니다.
자유를 달라, 정의는 이긴다고.
-강예섭, 동북중 2학년 <4월 19일>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어머님 뵙지 못하고 떠납니다.
끝까지 부정선거 데모로 싸우겠습니다.
지금 저의 모든 친구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하여 피를 흘립니다.
어머님,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
이미 저의 마음은 거리로 나가 있습니다.
너무도 조급하여 손이 잘 놀려지지 않는 군요.
부디 몸 건강히 계세요.
- 고 진영숙 유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