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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8 1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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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출판물을 만드는 데 내부 디자인을 봐주는 디자인 하는 친구와 의견 충돌이 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사진의 위치나 여백 등등에 대한 위치 이동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그것도 "야 이거 바꿔"라는 식이 아닌 "이거 바꾸면 어떨까?"라는 말로요.
그런데 디자인 하는 친구는 자기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한 나머지 제 제의를 모두 무시하더군요. 제가 "그래도 한번 잠깐만 위치를 변경해보자. 변경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네가 디자인한 것으로 하자. 그것을 확인하기 위함이니 부탁한다. 혹시 수정하는게 어려운 작업인가?" 라고 묻자 그 친구는
"너는 디자인 하나도 모르면서 왜 내가 하는것에 대해서 딴지를 걸어?" 라고 말했습니다. 출판물은 글을 쓰는 사람, 디자인하는 사람, 편집을 하는 사람 모두가 모여서 완성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디자인에 대해서 너무 독재하다싶은 수준으로 말을 하니 저도 당황했습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책이나 신문, 잡지와 같은 출간물에 디자인 중 여백의 크기나 사진의 위치가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몇 mm이동한다고 그것을 읽는 사람들이 "야 디자인 쓰레기네" 하고 비판하는 이는 적습니다. 소위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거죠.
(예시가 이상했나요 ^^;;)
명량에 대한 의견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관람한 모든 관객이 영화평론가도 아니고, 역사학자도 아닙니다. 영화에 담긴 역사적 모순, 그리고 작품의 짜임새 등을 지적하고 비판하며 조금 더 정확한 역사사실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또 영화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 또한 좋은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가 배워서 나쁘지 않은 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글을 쓰신 글쓴이와 몇몇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은 너무 공격적인 말투로 다수를 우매하다고 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이 글의 조회수는 12900여건에 달하지만, 추천 수는 167건밖에 달하지 않아요. 물론 중복해서 클릭했을 수도 있고,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눈팅을 하거나, 혹은 로그인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만삼천여명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명량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작품성 없네" "역사 고증이 안좋네" 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들 오유에 올라오는 이런저런 글을 보면서 "아 영화에서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이 글을 통해서 보면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받죠. 또 그런 글에 추천을 받아 베스트, 혹은 베오베에 가기도 하고요.
사람은 늘 완벽할 순 없는겁니다. 오유 여러분들이 중요시하는 것들 중 하나가 무엇입니까? 바로 상대방에 대한 예의, 예절, 매너 아니겠습니까? 이 글이 갑자기 뜬금없이 올라온 것 같지는 않고, 여러 토론글에 걸쳐 나온 글인 것 같습니다만, 조금 공격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쪼록 명량을 즐겁게 본 사람으로써 아쉬움에 몇 자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