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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2 0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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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느리네. 빨리 내려오지 않을거야?"
"야! 뭐가 보여야 내려가지!"
할 수 없이 나는 팔짱을 끼고 기다렸다. 그러고보니 위에서 일렁거리
는 횃불과의 거리가 꽤 멀었다. 횃불이 내려오는 속도는 짜증스럽게 느
렸다. 이렇게 달이 밝은데 왜 안보인다는거야.
땀이 식으며 계곡의 밤바람이 오싹하게 느껴졌다. 몸이 떨릴 정도였다.
하지만 상쾌했다. 달빛 정말 좋군. 이런 밤엔 노래가 어울리지.
"성밖 물레방앗간에는 방아소리 요란한데…"
"후치이이이! 으악!"
샌슨의 비명소리가 나더니 곧 횃불들 중에 하나가 이상한 동작을 취했
다. 그리고 뭐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주루룩 들렸다. 나는 놀라서 어두운
산비탈을 올려다보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후 샌슨의 숨막히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으으윽. 장가 다 갔군…."
"…처녀는 눈물로 침대보를 적시겠지. 내 님의 거시기가 완전히 끝장
이래."
킥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