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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8 1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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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어린 아이가 있으면 그럴 수도 있어요. 무성욕자가 아니더라도요.
하루종일 아이 보느라 동동거리고 겨우 재우고 나면, 한편으로는 그 얼마 안되는 자기 직전까지의 시간이 넘나 달콤해서 어떻게든 날 위해서만 쓰고 싶어지면서, 한편으론 너무나도 피로해서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도 하기 싫어져요. 육아 퇴근해도 또 아이만 잠들었을 뿐 남아있는 집안일은 산적해 있지요. 그 아수라장 속에 무감하게 앉아있다보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얄지도 모르겠고 손 대기도 싫고... 그 와중엔 사실 부부관계는 생각도 안난답니다..
성욕이 없는 게 아닌 경우도 있어요. 남편 팔베개도 그립고 나도 깨끗이 샤워하고 좋은 향기 풍기며 남편 품에서 여유롭게 잠들고 싶죠. 하지만 현실은 그 준비조차도 버거워서 아이 젖냄새 찌든 옷도 벗기 귀찮아요. 거기다 어찌어찌 준비해도 아이가 언제 깰지 모르는 불안함에 집중(?)도 몰입도 잘 안되기도 하구요... 저는 스스로 언제나 성욕이 적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 힘들던 시기에도 나는 성욕이 없어!하고 느끼지도 않았어요. 늘 남편 품이 고팠구요. 근데도 그리 되더라구요...
많이 외로우시고 또 자괴감도 드시고 우울하실텐데, 한번 얘기를 나눠보심이 어떤가 싶어요. 날카롭게 얘기하시지 말고 글쓴님 맘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보시고 혹시 아내분이 제가 쓴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지 들어보셔요.. 그냥 단순하게 성관계가 싫으신 분일 수도 있으나 또 아닐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잘 해결되어서 두 분 모두 마음의 상처 없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