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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8 22: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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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국의 스카우터들이 많이 와있어. 약체라고 평가받는 한국팀이야. 여기서 잘하면 너도 괜찮은 팀으로 이적해서 말년을 보낼 수 있을 지도 몰라."
타보라 감독이 경기 전 한 말이었다. 에스코베르는 그 말을 듣고 어느 때보다 투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결과는...
'속이 다 시원하네'
에스코베르의 못된 호기심이 문제였다. 누군가 한국 네티즌의 경기반응을 번역해 꼭 보라며 멘션을 보내왔던 것이다. 명백히 에스코베르를 조롱하려는 의도였다. 번역된 문장 속에서, 한국의 네티즌은 에스코베르가 처참하게 무너지는 장면을 보며 '속이 시원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에스코베르는 짐짓 웃어보였다. 누구보다 프로정신이 강했던 그이다.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눈앞에 닥친 문제들이 생각났다. 변변한 업적 하나 남기지 못 하고 곧 은퇴할 나이를 앞 둔 온두라스의 골키퍼... 대출은 산더미고 얼마 전에는 사기까지 당했다. 분명 열심히만 하면 내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그렇게 믿으며 선수로써 사력을 다했던 그에게 남아있는 건 그게 전부였다.
"젠장..."
에스코베르는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