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우주론 중에서 <주기적 다중우주>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간에 따라 나타나는 다중우주
이 우주는 나머지 다중우주와 전혀 다르다. 다른 다중우주들이 모두 공간 속에 여러 개의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형태인데 반해, 이 다중우주는 시간 속에 여럿 존재하는,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다중우주다.
빅뱅, 그리고 뒤이은 인플레이션을 떠올려보자. 이 이론은 우주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설명해 준다. 하나의 특이점에서 우주가 시작됐고,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는 것은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우주가 없었다. 영원한 인플레이션이론에서 아무리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를 이야기해도, 모두 ‘우주가 시작된 뒤’에 만들어졌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만약 이 ‘시작’점이 사실은 시작이 아니라면 어떨까. 빅뱅으로 우주가 태어나는 순간 이전에도 우주가 존재했다. 우주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빅뱅과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새로운 우주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 우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이유로 다시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된다. 빅뱅과 인플레이션이 탄생시킨 하나하나의 우주는 각각 모두 다른 우주다. 시간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반복하기 때문에 ‘다중’우주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시간을 하나의 긴 줄에 비유하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우주를 줄에 있는 매듭이라고 보면, 여러 개의 우주가 시간이라는 차원에 나란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공간의 차원에서 보면 시간과 나머지 공간(3차원)을 구분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주기적 다중우주도 어엿한 다중우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