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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7 04: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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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글확인해서 저도 조금만 이야기하다 잘께요.
제가 고2때 할아버지께서 떠나셨어요.
평소에도 종종 가면 절 그렇게 좋아하시고
옆에 앉혀서 발음도 어눌하시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어느날 꿈에선가.. 할아버지께서 오셨어요.
세상은 암흑이고 할아버지와 나 단둘이만 있는 꿈이였죠.
허리도 안좋으셔서 늘 굽히고 조심조심 다니시던분이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편하게 오셨다가 걸어가셨어요, 그렇게 어둠속에서 있다가
일어나니까 모두 지각할만큼 늦게 일어난거에요. 가족들 모두가..
그렇게 전화가왔고, 그날부터 3일간 학교는 잠시 쉬었죠.
사실 할아버지 방가면 나는 홀애비향이 싫었어요.
그래서 잘 들어가지도 않고, 철없던 아예 어릴땐
숨참고 들어가기도 했고 말이죠.
그렇게 시간이흘렀고 이젠 제방에서도 아버지방에서도 홀애비냄새가 나요.
누가 아들, 손자 아니랠까봐 똑같더라고요. 머리숱 적은거까지..
근데 슬픈건..이제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서 할아버지께서 어떤말씀을 하셨는지..어떤 목소리셨는지..그때의 체온은 어땠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떠나시면서 친척들도 조금 멀어지게되었으니까요.. 어쩌면 큰 구심점같은 분이셨을텐데 전 모르고살았어요..
언젠간 저희 부모님도 지금보다 힌머리가 늘테고..지금도 힘들어하실텐데 더 힘드시겠죠...근데 전 이렇게 밤늦게까지 멍하게있고..
....잘해야겠어요... 잘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