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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6 21: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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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른 여름 휴가로 대학 동기이자 현 직장 동료인 친구랑 오키나와에 다녀왔습니다.
캠핑 여행인데 저가 항공권이라 큰 짐을 많이 보낼 수 없어서 기본적인 백패킹 구성으로 짐을 꾸려서 렌트카 타고 다녔죠.
정말 재미이 있게 잘 놀고 마지막날에 면세점 돈키호테에서 각자 쇼핑까지 잘 끝냈고 성공적인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귀국을 위해 출국 절차를 밟고 있는데 친구녀석 기내에 들고 들어가는 짐을 스켄하는데 알람이 울리는겁니다.
공항 직원이 가방을 열어 봐도 되냐고 물어보길래 친구는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하기에 옆에서 보던 제가 저는 뭐.. 별 대수롭지 않게 음료나 로션같은거 들어있었나? 라는 생각으로 열어보라고 했습니다.
열어서 짐을 하나씩 꺼내는데
검사하는 분이 짐을 하나씩 가방에서 꺼내다가 순간 멈칫 하는게 보이더라구요.
뭐가 있길래 그런거지..? 하고 향하는 시선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어.. 전날 편의점에서 샀던 성인 잡지가 봉투에 들어있지 않고 그대로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원래 일본 편의점에서 성인잡지를 사면 각대봉투에 넣어서 포장해주는데 열어보고 그냥 버렸나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검사하는 분이 남자분이셔서 옷 사이에 넣어서 다른사람들 안보이게 잘 처리 해주시고 나머지 짐들을 꺼내는데
거의 마지막쯤에 뭔가 핑크색 한지(?) 같은거에 잘 포장되어있는 육면체가 하나 나오더군요.
뭐.. 선물 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 가는데 아무리 봐도 수상한 물건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모든 짐을 낱개로 검사대에 다시 통과 시키는데 유독 핑크색 한지 같은것에 포장되어 있던 녀석이 지나 갈때마다 알람이 울리네요?
검사 하는분이 잘 포장되어있는 이 상자 내용물을 알 수 있냐고 물어봐서 그대로 친구에게 저 상자 안에 뭐가 들어있냐고 물어봤죠.
어.. 근데 이녀석이 말을 못하고 자꾸 어버버 거리는겁니다?
답답한건 못참는 성격이라 버럭 화를 내면서 아니 안에 뭐가 들어있냐고! 라고 했더니
위로하기 위한 기구가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돈키호테에서 지나가면서 구석에 성인코너가 있는걸 보긴 했는데 하....
보안 검색대 직원 분께.... 잠시 귀좀 빌려달라고 해서 귓속말로 텐가 같은 물건입니다. 라고 말하니
직원분도 순간 당황하셔서 '아.. 스..스미마셍' 하시더니 뭔가 떠올랐는지 혼잣말로 혹시.. 젤이 포함되어있는 타입? 하시면서
뭔지 알고 정말 지켜주고 싶지만 원칙상 어쩔수 없어서 마음이 무거운 표정으로 '정말.. 정말로 죄송한데 열어서 확인 해야 합니다.' 라는걸
저는 또 별 생각 없이 텐가나 그런류의 것이겠거니 생각하고 열어보라고 하고 포장을 뜯는데...........
저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마른 세수를 했습니다.
아.... 공항 검색대 그 직원분 표정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당황하셔서 내용물 하나씩 다 꺼내서 젤 찾아낼때까지 계속 스미마셍 스미마셍 하면서 고개 숙이는데
옆에서 계속 사과 하고 있으니 검색대 다른 직원들이 돌아보면서 무슨일ㅇ.... 스미마셍..
그리고, 여자직원도 있었는데 그 여자직원분은 이런거 사는 사람이 정말로 있구나 라는 표정으로 친구와 저와 저 물건을 번갈아 가면서 보시더라구요.
결국 안에 있던 젤은 찾아서 따로 스킨로션 들어있는 백에 넣어고 여기에 넣으면 괜찮다고 알려주고,
다시 포장해서 검색대를 빠져나오는데 친구 짐을 검사했던 검색대 직원분이 모퉁이 돌때까지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어쨋건.. 무사히 귀국은 했습니다.
그리고, 여행 마지막에 큰웃음을 준 친구에게 감사를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0826093
클리앙 공감게 펌입니다
돈키호테가 그런곳이군요
근데 성진국 세관원이 스미마셍 남발에 어색해 하는 반응보면 성진국이라고 컵라면 사먹는것 처럼 음청 자연스러운건 또 아닌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