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6
2014-11-04 19:26:01
11
보컬 말고 악기들과 그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서 들을 때, 신해철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놀라운 아티스트였습니다. 악기들을 채용하는 것도, 그들의 조화와 엇박자도 놀라웠죠. 한국에서는 드물게 프로그레시브를 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제가 그런 면에서 최고로 꼽는 트랙은 <Into the Arena>(대한민국 하는 트랙)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시도되었던 국악과의 접목 시도의 완성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태평소 깽깽이 소리를 곡 안에 녹여내는 실력도 그렇지만, 전통 북과 드럼으로 이루어진 멜로디 사이에서 박자를 넘나드는 꽹과리가 귓가를 맴돕니다. 본인도 꽹과리 마이킹 때문에 속을 썩은 적 있다고 말한 게 기억이 나는데, 다시 그 사운드 못 듣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