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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14: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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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대구경북 출신인데... 반기문 vs 문재인 구도로 가면 정말 박빙이 예상됩니다. 결국은 수도권과 젊은 세대와 장노년 세대가 보수와 진보로 양분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항상 충청권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했습니다. 충청권에서 반기문이 압도적 지지를 받는다면 정권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어제 페이스북에서 읽었던 어떤 분의 글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안희정 지사가 얼마나 포용성이 있고 확장력이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글 입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안희정 저 중에서
2010년 도지사가 된 뒤 자유총연맹, 6·25 참전용사회,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단체로 일컬어지는 기관이 개최하는 행사에 자주 가게 된다. 그리고 ‘좌빨’로 낙인찍힌 내가 그곳에서 무슨 말을 할 지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사실 나를 뿔 달린 빨간 괴물쯤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셨다.
“당신들은 미국의 조종을 받아 동족을 향해 총질을 한 역사의 죄인입니다!”
이런 말을 혹시 하지 않을까 상상(?)하는 분도 계셨을지 모르겠다. 결코 아니다. 예컨대 고엽제 전우회 행사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러분은 나라를 위해 청춘을 던지신 분들입니다. 그 전쟁이 정의로운 전쟁이었느냐, 여러분이 미국의 용병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그런 이야기는 무척 실례라고 봅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이 보냈으니깐 간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수행했던 군인입니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은 여러분께 채무가 있고, 잘 모셔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국가의 작전을 수행하면서 얻은 후유증을 포함해 당연한 권리에 대해 요구할 권한이 있습니다. 잘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했던 정부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아니었습니까.
이 자리를 통해 아울러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고엽제 전우회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위해서도, 저쪽을 위해서도 이용당하지 말아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을 우리 모두 올바르게 기억하는 바른 길입니다.”
그러고 나면 어르신들이 큰 박수를 보내 주신다. 사실 나는 단 한 번도 그 분들의 수고를 폄하한 적이 없다. 단지 언론이 찍은 낙인의 편견이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할 뿐이다.
2. 2016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안희정은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할머님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누가 협상해서 용서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시고 잘 살면 되고, 일본이 잘못한 것은 두고두고 국제사회에 용서를 빌게 하고 고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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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란 이데올로기적 프레임에서 보면 고엽제 전우회와 위안부 할머님은 정반대에 서있는 분들로 보이기도 하고 이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 두 스펙트럼을 향해 안희정은 일관된 이야기를 한다고 느껴진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잘 보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거기까지다. ‘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그에 따른 고통을 보살피는 것.’ 본인들 입맛에 맞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그의 책엔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내가 느낀 건 다 같은 사람이란 것이다. 진보도 보수도 이데올로기의 꺼풀을 벗겨내면 자식걱정, 농사걱정이 많은 이웃집 어르신이고, 친구이고 선배이고 후배였다. 어쩌면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서로를 알지 못하는 낯설음의 배타성 때문에 더 증폭되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본다. 민주주의는 낯선 상대와 폭력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도록 하는 장치다. 그 바탕화면엔 낯선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란 공동체 의식이 깔려 있어야 한다.”
(글 : 한수산 님)
문재인님 저도 좋아하고 문재인님이 공정한 경선을 거쳐 대선에 당선되어 대통령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권교체라는 큰 뜻에서 본다면 안희정 지사도 많은 지지를 얻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민주당 경선 자체가 흥행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