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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5 0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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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씨가 굳이 내릴 게 아니라 자신의 불쾌함을 기사에게 설명해야 했어야 한다' 고 하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그렇게 할 필요없다고 봐요. 본인의 불쾌함의 맥락을 주지시키고 납득시키는 것도 굉장한 노동이며, 그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시간 및 정신적 소모가 크겠지요. 반면 택시에서 내리는 건 본인의 불쾌함을 항의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물론 기사분 스스로 '왜 내 손님이 불쾌했고, 왜 내렸는가' 의 이유를 자신의 멘트에서 찾기란 힘들 거 같다만... 자신의 불쾌한 이유를 한 마디라도 언급하고 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어쨌든 곽정은 씨는 본인이 할 수 있고, 가장 편한 방법으로 항의했을 뿐입니다. 그냥 택시에서 내렸어요. 차 번호와 기사님 이름을 공개하며 저격했나요? 운수회사를 밝히며 여긴 타면 안된다고 따졌나요? 아니요. 그냥 택시에서 내렸을 뿐이고, 우리는 그 기사님이 누군지 알 수 없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자신의 SNS에서 한 일화를 통해 이런 표현이나 발언이 기분 나쁠 수 있음을 밝혔는데... 사람들 반응은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가 아니라 '존나 민감쩌네. 뒷담화 쩌네. 그래 너 잘났다' 이거네요. 이래선 뭐가 나아질까요.
이 트위터에서 발언을 특정 택시기사 '개인'에 대한 뒷담화가 아니라 현실의 수많은 가부장적 인물들을 '상징'하는 한 인물으로 보셨으면 좋겠에요. 내가 탄 택시 기사가 개새끼더만! 이게 아니라,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느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