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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1 16: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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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사리를 올바르게 판별할 수 없는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일찍 주는 것은 죄악이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했다.
일례로 감리교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지하고 미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하게 위해서
즐거움을 안겨주는 맛있는 음식을 처음부터 못 먹게 해서
식탁에서의 기대감을 아예 꺾어 놓는 방법이 특히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중략)
아이 스스로 골라 먹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른들이 골라 준 것으로,
그것도 반드시 어른들 앞에서 하루 세끼만 먹어야 하고,
언제나 유동식만, 오로지 한가지 음식만으로만 배를 채우는 것이 허용되었으며,
그외 간식이나 기타 추가적인 음식을 입에 대는 것은
그런 일을 시도했을 시 그에 동조한 식모까지 덩달아 매를 맞을 만큼
철저히 금지되어 있었다.
편지글의 문단 마지막에는
이런 식으로 애들을 기르면 애들이 무엇이라도 다 먹게 되고
맛없는 약도 잘먹게 될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 편지글에서 아이가 무지하고 악한 존재라서
그 고집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른이 강력한 처벌로 꺾어놓아 회초리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우는 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어 집 안이 아이가 사는것 같지도 않게
아주 조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관이 나타난다.
(중략)
파이 헨리 채버스(Pye Henry Chavasse)가 1839년에 펴낸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위한 조언>을 보면
일단 애들이 젖을 떼면 반드시 1년 이상 묵은 감자를
뭉그러져서 형태가 없어질 때까지 삶아서 소금 간 없이 먹여야 한다고 쓰여 있다.
그리고 이빨이 나면 아침식사로는 일주일 이상 묵혀 말라빠진 식빵을
데운 우유에 넣어서 먹이라고 한다.
설탕과 야채는 아이에게 독이므로 절대로 주어서는 안 되며,
양파와 마늘은 성인에게도 독이므로 '가급적 평생 먹지 말 것'을 추천하고 있다.
10살이 넘으면 이제 고기를 먹여도 되지만 8년 이상 사육된 양고기
(양이 이렇게 늙으면 노린내가 상당하다!) 를 먹여야 한다.
돼지고기나 쇠고기는 먹게 되면 성질이 더러워지므로 여전히 금지다.
그렇지만 역시 고기보다는 역시 일주일 이상 묵은 딱딱한 빵을
가루로 빻아 하루 이상 묵은 우유와 그 두 배 분량의 물을 타고
3시간 동안 뭉근히 삶은 것을 세끼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되어 있다.
맛이 없어서 안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해서 책에서는
다른 음식은 주지 않고 그것만 준다면 분명히 먹을 것이다
라는 충공깽스러운 강경 대처법을 적어 놓고 있다.
게다가 이는 당대의 베스트셀러였다는 것.
더군다나 법 적으로도 1336년 영국에서는 사치금지법을 통해
식탁에 오르는 요리의 수를 2가지로 제한까지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것들만 먹고 큰 영국인들이 무슨 맛을 알겠으며,
또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먹이겠는가.
(중략)
2차대전 때도 독일 청년들의 평균 건강, 신체능력이 영국 청년들보다 훨씬 나았다고 한다.
독일은 독재를 위해 한 짓이긴 하지만 그나마 학교에서 아동/청소년들의 밥과 운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했고,
영국은 노동환경은 나아졌을 망정 영양은 그다지 나아진게 없었던 듯 하다.
딱 보면 알겠지만, 제정신이 아니다.
[출처 : 엔하위키 영국요리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