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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17: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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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나도 3학년때.
여름방학때 자기한테 편지안보냈다고
개학식날 안 쓴 애들 다 일어나게 한 다음
좌우로 싸다구를 날리던 선생.
안경쓴 애들도 있었는데, 그 안경도 안벗기고...안경이 날아다님.
반에서 편지 쓴애가 반장부반장 같은 아파트 살던 애들 몇명뿐이어서
(그 어린 나이에 담임한테 방학때 편지 안쓸 정도이면, 1학기때 어느 정도였는지 말하지 않겠음.)
수십명을 풀파워로 뺨을 갈기는데 팔도 안아팠을까.
내 살며 그렇게 찰진 쫘악쫘악 소리는 처음이었음.
나도 한 3일 그랬고, 그 1년동안 여러명이 담임땜에 학교가기 싫다고 등교거부하고 그랬는데...
그 누구도 통지표에 결석처리 안되있었다고 함.
하긴...왜 선생 학급은 결석하는 학생이 이렇게 많냐고 물어보면 뭐라할꺼야.
담임 한 명이 전과목을 다하던 당시였으니까...자기가 결석아니면 아닌거지 뭐-_-
ㅈㅇㅎ선생. 잘 사쇼?
그때 애들이 다 동네친구들이라 지금도 종종 보요.
애엄마도 있고, 애아빠도 있고. 나같이 솔로도 있고.
사업하는 친구도 있고, 의사도 있고, 직장다니는 친구도 있고, 군인도 있고, 경찰도 있고, 교사 된 친구도 있소.
그때 반 45명 중에 10명이 지금도 그 동네 살고, 전화기 한대 건너가면 몇명 빼곤 다 연락되오.
아직도 2학기 개학식날. 그 날 일 꺼내면 다들 선생 욕하요. 덕분에 오래사시겠소. 하도 욕처먹어서.
선생이 그렇게 이뻐한 여자반장.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울었답디다. 내가 편지써서 다른 애들이 뺨맞았다고.
혹시 말년에 잘 살고 있으면...
사람한테 이런 말하면 천벌받지만...
잘 살지마쇼. 진심임.
지금쯤 정년으로 나갔겠지만...당신은 진짜 선생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그냥 개새끼였음.
내 3학년때 좋았던 기억은 학교안간다고 떼쓰고 3일 안나간 그날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