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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13: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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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할때 느낀거지만, 평소의 동계 야간경계작전때는 발가락이 3도 동상 입은것 같이 감각조차 없는데,
의외로 눈오는 밤의 야간경계작전때는 어설프게 1도 동상 입은것 마냥 초큼 쓰라리기만 합니다
실제로도 그냥 시야가 흐려진다. 이 정도가 불편할 뿐이지, 정말로 날이 별로 춥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평소엔 뛰어가도 땀 한방울 안날 정도로 추운데, 눈 오는 날은 걸어가도 땀이 쭉쭉 나는게 느껴질 정도구요.
그런 날은 대기초에서 자빠져자도 입 안 돌아갑니다.
그리고 눈이 녹으면 승화 및 기화작용으로 인해 열을 뺏겨서 추울 것 같지만,
우리 대한민국 육군은 승화 및 기화작용에 의한 체감온도 하강으로 인해 병사들 얼어뒤지지 말라고,
제설작전을 실시하여 병사들을 갈아넣어 몸에서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들어서 당장은 추위를 못 느끼게 만들어줍니다.
이제 그 땀 식으면 승화열때문에 감기 걸린다구요???
복귀하는 길에 눈이 다시 쌓여있기때문에 막사까지 눈을 치우며 복귀하다보면 땀이 계속 납니다.
사방이 눈덮힌 겨울 작전도로에서 탈수증상 느껴본 적 없음 말을 마셈.
1분 전에 쓸었던 도로에 (구라 안보태고) 블리자드같이 눈 한번 퍼부으며 눈은 고대로 쌓이고 눈 앞이 하나도 안보이는 주옥같은 상황 한번 발생하면
로버트 스콧이 남극에서 목마르고 (짜증나서) 죽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됨.
가서 뜨거운 물 샤워???
유가 올라서 기름 부족하다고 찬물에 머리 쪼개지는 느낌 받으며 대충 땀만 닦고
기름없어서 차로 투입로까지 들어가주면 20분이면 가는 고가초소,도보로 한 시간 걸려 가면 망할 A형 장비...다 벗어재끼고 싶네.라고 할 정도로 다시 몸에서 땀이 송글송글 납니다.
그리고 이제 야간경계작전 나가서
아. 지금 전투화벗고 개머리판으로 감각이란게 사라진 발가락 찍으면 고통없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의 승화작용을 발가락으로 느끼면 됩니다.
그리고 투입할땐 땀복뿐이던 동계 A형 복장은, 아. 미안 나때문에 많이 더웠지??? 힘내볼께. 라며 이제 통풍 솔솔 잘되는 기능형 소재로 자체 전환되어, 체온을 싹 방출해버립니다.
이상 언어영역은 1등급 밑으로는 안 받아봤지만,
수학 과학은 용을 써도 3등급 이상 받아본 적 없는 진성 문과출신아재가 알려주는
군대에서 직접 체험한 승화 기화 응고 작용에 의한 열의 이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