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69
2020-09-06 08:54:54
42
동네 시장통에 정형외과가 하나 있는데 거기는 노인들이 진짜로 미어터지게 몰려들어요.
근데 증상이 전부 제각각...정형외과라서 가는게 아닌거죠.
노인들이니 어디가 아프긴 아프니까 병원에 가는데 그냥 무조건 하고 거기 갑니다.
그런데 가면 별거 없어요.
시설도 낙후됐고 의사도 한 명 뿐.
저도 저희 외조부모님 모시고 자주 가는 병원인데, 가서 옆에서 보면 말을 그렇게 잘 들어줘요.
자식들은 매일 매시간 쿨타임 돌때마다 들어서 이젠 귀에 인이 박힌 어디 아프다는 얘기를 하루에 수십명씩 상대하며 듣는 의사가 일일히 다 들어주더라구요.
낫는거야 어차피 진단 잘하고 약 잘 쓰는 사람이면 누가하든 마찬가지겠죠.
수술 아니면 약 만들어서 주는 것도 아니고 처방만 내릴 뿐이고 주사정도 놓을 뿐이니 진단만 잘하면 그뿐이니 뭐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요.
근데 자식들도 이젠 건성건성 흘려넘기는 얘기를 의사가 눈 맞추고 꼬박꼬박 진지하게 들어주니까 그게 그냥 심적으로라도 너무 좋은거죠.
간호사들은 피곤해 죽으려고 하는데 의사는 늘 활기차게 환자 받으면서 잘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집에선 꽤 거리가 있어서 차로 20분 정도는 가야하는데도 거기만 가십니다ㅋㅋㅋ